고장의 문화를 찾아서 즐기는 보람

참으로 지루한 폭염이었다. 불볕더위가 누그러질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도 민망스럽게 빗나가고 올여름 서울의 폭염 일수가 24일, 열대야는 32일로 1994년 이후 가장 많았다고 한다. 25일 기상청은 108년 만의 폭염으로 온 국민들을 힘들게 했던 더위와 열대야가 수그러지면서 기세등등하던 폭염도 26일을 기점으로 한풀 꺾일 것으로 예보 하였다.

선선해지는 해질녘 고즈넉한 궁궐을 찾아가 보면 어떨까?

▲ 간송 전형필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 탄압에 맞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킨 간송 전형필선생은 “한 사람 어른이 전해주는 지혜와 경험은 그 마을의 도서관과도 같고, 한 점 문화재가 담고 있는 정신과 생활은 그 나라의 박물관과도 같다.“고 하였다.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과 이궁으로 사용된 창덕궁 그리고 대한제국황실의 황궁으로 사용되었던 덕수궁(경운궁)을 해질녘 찾아가 보았다.

문화재청에서는 지난 5월달부터 매월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주간의 화, 수, 목요일에 ‘석조전, 낭만을 상상하다.’ 라는 주제로 미디어파사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지난 8월15일 경복궁 흥례문에서 진행된 미디어파사드

미디어 파사드[Media Façade] 란 미디어(media)와 건물의 외벽을 뜻하는 파사드(facade)가 합성된 용어로, 건물의 외벽에 다양한 콘텐츠 영상을 투사하는 것으로, 건물 벽에 LED 등의 디스플레이를 부착하여 영상을 구현하던 방식에서 한층 더 나아가 아예 건물의 벽면을 디스플레이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미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과 이탈리아 콜로세움 등 대표적인 문화유산들에서 미디어파사드가 진행되었으며, 국내에서는 2004년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에 도입된 것으로 시작으로 하여 최근에는 경복궁 흥례문과 전주 풍남문에서도 문화유산과 역사를 스토리텔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 지난 7월 덕수궁에서 진행된 미디어파사드

경복궁과 창덕궁 야간 개장의 온라인 예매는 마치 인기 아이돌 가수들의 콘서트와 같이 순식간에 매진이 된다. 혹시 경복궁 흥례문 미디어파사드 관람을 놓쳤다면 오는 30일(화요일)부터 9월 1일(목요일)까지 진행되는 덕수궁 석조전 미디어파사드 행사에 참여해 볼 것을 추천한다.

특히, 8월의 문화가 있는 날, 31일에 진행되는 덕수궁 석조전 미디어파사드는 궁궐 입장료까지 무료이다.

우리 지역에서 즐기는 조선왕실 문화

▲ 저녁에 더욱 아름다운 수원화성 성곽

할아버지인 영조와 함께 조선시대의 문화 르네상스를 열었던 22대 정조(正祖, 1752~1800)의 꿈이 반영된 '수원화성'과 '행궁'은 수원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세계가 우수한 문화성을 인정한 '수원화성'에서도 야간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수원문화재단에서는 ‘수원화성 달빛동행’ 이라는 야간투어 프로그램을 지난 7월부터 11월 달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쏟아지는 달빛아래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덤으로 마치 조선의 왕실가족이 된 것처럼 화성행궁 안에서 전통연회까지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저녁에 달빛,별빛과 함께 만나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은 우리가 평소 오가며 보았던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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