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토)일 오후 2시에 안성 모모예식장에서 이 날 결혼 예식은 오전 11시부터 오후3시까지 1층과 4층 홀에 일정이 거의 1시간 30분 간격으로 촘촘하게 잡혀 있었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으려고 해서 부모님의 마음을 언짢게도 하고 국가적으로도 어린이를 비롯해 젊은이의 인구가 상대적으로 감소하여 주변의 모든 분이 걱정을 하는 경향이다.

9월과 10월, 그리고 11월, 결혼하기 좋은 계절이어서 예식장은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양가 어머니께서 화촉을 밝힌 후에 결혼식의 순서로 신랑이 입장한다.

사회자의 신랑 입장! 우렁찬 목소리가 식장을 울린다. 그런데 이 날 신랑 입장과 동시에 신랑과 친구 3명이 함께 춤을 추는 것이 아닌가?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는지 현란하기까지 하였다. 그 춤은 약 2분정도 계속되었다. 빠른 박자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많은 축하객들은 환호성을 올렸다.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들 표정도 비교적 괜찮아 보였다. 주례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혼인서약과 성혼선언문 낭독을 각자의 개성에 맞게 각색한 후 신랑과 신부가 교대로 읽어 내려갔다. 그 후 주례사는 신랑아버지와 신부아버지가 교대로 주례를 대신하였다. 간단하면서도 평범한 일상적인 내용이었다.

이색적인 풍경이지만 결혼식 역시 근본은 예의를 갖춘 혼인 예식인데 품격을 좀 떨어뜨리고 진정성이 떨어지지는 않는지 생각해 본다.

엄숙하고 때론 존엄한 결혼식을 연상한다면 과거에는 신부 어머니나 신부가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축제라는 명목으로 축가도 대중가요 중심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재미있게 한다고 신랑과 신부의 입장을 난처하게 하는 이벤트도 있다. 식장 사정상 특히나 시간에 쫓기다 보니 주례사는 무조건 짧게 하라고 주문하기도 하고, 성의 없는 케이크 커팅이나 샴페인의 러브 샷이 그 의미를 다소 상실한듯해 아쉬움을 갖게 한다.

식장의 입장에서는 진정성 있는 최선의 서비스를 다했으면 하는 바람이고 당사자인 신랑과 신부 역시 겸허함을 간직한 채 엄숙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축하객 역시 신랑과 신부의 앞날을 진심으로 축복하겠지만 접수대에 축의금을 내고 신랑이나 신부의 부모님과 눈도장을 찍은 후 곧장 피로연 장소로 가 버리는 관습도 재고해야 할 문제다. 최소한 신랑과 신부가 하객들의 축복 속에 입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후 식장을 나와서 잔치에 참석하거나 그 밖에 일을 처리하는 것이 좋은 일인 것 같다.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 특별하게 대우 받던 꽃처럼 아름다웠던 신부와 촛불 점화로 예식의 시작을 알렸던 양가의 어머니들 역시 엄숙한 예절 가운데 서로 배려하고 상호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 향상을 위해 인식의 전환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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