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아침 10시부터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 816세대가 살고 있는 한 아파트의 경로당은 긴장감속에서 2017년 회장 선출을 위한 회의가 진행되었다.

이 날 투표에 참가한 어르신은 정원 27명중 24명이었다. 회원의 책임과 의무는 등록 서류를 제출하고 소정의 회비 납부로 확인을 받아 공식적인 회의를 비롯해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사람을 말한다.

회장 선출에 대한 공고는 20일 전에 예고하였고 약 7일 간의 기간으로 후보자 등록을 하였다. 후보자에 대한 결격 사유 여부는 제 규정을 참고하여 확인 대조하였다. 후보자 등록 후 약 1 주일간은 선거 운동 기간이었다. 입후보자는 선거 운동기간에 직 ‧ 간접으로 회원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하였다.

회장입후보로 3명이 나서게 되었다. 아침 9시 30분부터 유권자인 어르신이 관리 동 1층인 경로당으로 모였다. 30분 늦게 정식으로 회의에 들어갔다. 현재의 회장이 사회를 보며 오늘의 일정을 소개했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애국가 제창은 생략하였다.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노인 강령을 낭독하였다. 이어서 선거관리위원장께서 오늘의 투표 일정을 소개했다. 80세가 훨씬 넘으신 어르신은 속도는 느리지만 침착하게 찬찬히 진행해 나갔다. 입후보자에 대한 학력과 경력이 소개되었다. 이어서 간단한 공약사항을 발표하였다. 다소 긴장되고 떨림이 있는 가운데 각자의 의지를 유감없이 피력했다. 모두가 “우리 경로당이 행복하고 특히 서로 배려하며 나누고 존중하는 경로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거인 명부 확인이 이루어지고 자신의 이름 옆에 서명을 하였다. 회장 후보자의 기호 추첨은 이미 공개적으로 공평하게 이루어진 상황이었다. 기표할 수 있는 양식도 잘 인쇄되어 선명하였다. 자그마한 도장으로 기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불과 20여분이 소요되었다. 기표하는 모습은 젊은이 못지않았다. 기표 종료를 알리고 유권자 24명이 모두 투표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참석 못하신 분의 불참 이유도 설명하였다. 이제는 개표의 순간으로 다소 긴장되었다. 검표요원의 엄격한 통제에 개표가 끝났다. 놀랍게도 1표 이외에는 무효표가 없었다. 투표인원 24명, 무효표 1표, 유효표 23표, 기호별 득표수는 기호1번 3표, 기호2번은 20표, 기호3번은 소견 발표 전에 후보자를 탈퇴하였다.

위원장은 당선자를 확정 발표하였다. 모두의 환호 속에 박수가 이어졌다. 당선자는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었으나 즉석에서 소감을 말하였다. “부족하고 모자란 저를 회장으로 뽑아 주어서 감사합니다.

군림하는 자세가 아니라 어르신을 잘 돌보고 섬기며 특히 화합으로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습니다. 많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짧으면서도 함축성 있고 의미가 있는 내용이었다. 다소 시시할지 모르지만 그 옛날 초등학교 반장 선거나 분단장 선거를 연상했다. 이어서 감사 선출을 거수로 진행하였다. 만장일치로 한 분이 당선되었다. 경로당의 회장은 일정한 보수가 있는 자리가 아니다. 섬기는 자리이다. 봉사의 자리이기 때문에 대가가 없다. 그래서 그 자리는 귀하고 위대하기까지 하다.

오늘따라 어르신이 많이 참석하여 반찬 차림에 노력해 12시가 조금 넘어 식사를 하였다. 식당에서 매일, 주 6회나 봉사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비록 짧은 시간에 2017년 임기 4년의 회장을 선출하는 행사였지만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과 제 규정을 지킴으로써 무리 없이 진행되는 것을 보며 자그마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제 규정과 정관을 살피고 더 나아가 대한노인회 영통지회에 문의하여 한 치의 착오도 없이 준비하고 실천하는 어르신들이 대단한 것 같았다.

회원 간의 비난이나 인격의 공격 없이 공약에 의해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이제 우리나라도 민주주의가 많이 성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 대화와 화합, 그리고 소통, 원칙과 질서는 누가 뭐래도 크든 작든 어느 조직에서도 적용되는 귀중한 원리임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앞으로의 더 큰 발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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