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가을의 정취를 뽑내는 2017년 10월 19일 오후 1시 30분 광교노인복지관 광교 홀은 어르신들의 열기와 초등학교 시절 소풍가기 전날 밤의 묘한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100여명의 지역 어르신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해영 관장은 인사 말을 통해 "어르신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는 쾌적한 복지관을 만들기 위하여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특히 오늘 어르신들의 성교육을 통하여 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바로 잡아주어 많이 남지 않은 노년을 아름다운 성을 통하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기를 기대합니다."고 말하면서 주위의 많은 지원과 성원을 부탁했다.

점식 식사 후 식곤증을 달래고 사랑의 분위기를 만들기를 위하여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신나는 노래로 본격적인 성교육의 문을 열었다.

“내 인생에 박수♪ 내 인생에 박수♪ 내 인생에 박수를♬ 보낸다.

-중략-

내 청춘은 꽃 피었다 지는 줄 몰랐다.

달빛처럼 별빛처럼 잠시 머물다 가는게 인생이더라.

내 인생에 박수♪ 내 인생에 박수♪ 내 인생에 박수를♬ 보낸다."

현숙의 노래 ‘내 인생에 박수를 보낸다’ 에 이어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도 이어졌다.

“야 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마음은 하나~요. 느낌도 하나~요.

그대만이 정말~내 사랑인~데♪ 눈물이 나네~요♬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좋은 나인~데♩ 사랑 하기~ 딱좋은 나인~데♩”

건강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의 성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관심사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한국소비자원에 의뢰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노인들의 상당수가 성생활을 하고 있으며, 성병 감염이나 성기능 저하 등 고민 또한 많은 것으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의 65세 이상 남녀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성생활 실태 조사 결과 현재 성생활을 한다는 응답비율이 66.2%(331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노인 10명 가운데 7명 가량이 성생활을 하는 셈이다. 이중 전체의 35.4%인 177명은 성매매를 통하여 경험한 것으로 응답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80명이 성매매시 콘돔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보호 장치 없는 성관계 때문에 성병에 감염되는 노인들도 적지 않았다. 성생활을 한다는 노인 331명 가운데 성병에 걸린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122명(36.9%)에 달했다. 약화된 성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약품이나 의료기기를 구입하는 노인들도 적지 않았다. 성생활을 하는 노인 가운데 발기부전 치료제를 산다는 응답자도 절반이 넘는 50.8%(168명)이었다. 구입 이유는 '성기능 향상' 55.0%(94명), '호기심' 23.4%(40명), '발기부전 치료' 19.9%(34명) 등이었다. 발기부전이 아닌데도 '성기능 향상'을 목적으로 치료제를 구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셈이다. 또 성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보조의료기기 사용 경험자는 45명(13.6%)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 '무허가 제품'을 샀다는 응답자도 14명 있었다. 무허가 의료기기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의료기기 사용자 중 24명(57.1%)이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했다.

복지부는 앞으로 노인시설 종사자 등을 위한 성생활 안내 책자 제작, 부부 교육, 노인 밀집지역 순회 성교육 등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성생활을 지원하는 상담·교육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명 연장으로 성생활을 영위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지만 사별·이혼 등으로 부부관계를 통한 성생활이 곤란한 경우가 늘고 있다. 또 많은 노인이 성병 등 다양한 성 관련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이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노인의 고민 해결에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젊었을 때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이루어지는 성생활이었다면 노년에는 은근하게 사랑하는 잿불이나 반딧불 같은 사랑이 있다. 노인에게 젊을 때와 같은 지나친 성행위나 부적절한 성관계는 건강을 해치지만 나이와 체력에 맞는 규칙적이고 꾸준한 성생활은 건강에 더 좋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통해 발기부전도 예방하고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더 건강해 질 뿐 만 아니라 남녀 모두에게 뇌를 자극해 노화, 치매 등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그밖에도 노년기의 성생활로 인해 생기는 정신적 안정감등 긍정적인 효과들은 헤아리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현실은 노인의 성을 주책이나 비웃음거리로 치부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노인들의 성생활이 음성적이고 건전하지 못하게 이루어짐으로서 노인들의 경제적 손실이나 건강을 해치는 등 각종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것이다. 그러므로 주위에서 노인들이 당당하고 아름답게 성생활을 즐길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남자는 문지방 넘어갈 기운이나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여자를 쳐다본다.” 라는 말도 있다 성욕은 인간의 3대 기본욕구로서 성생활은 젊은 사람뿐 만 아니라 노인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젊은 남성에게 성기능은 생식을 위한 수단인 동시에 원만한 성생활을 통한 즐거움과 행복추구의 수단이지만, 중년 이후 노년기 남성의 성기능은 남성으로서의 존재감이나 아직도 건재하다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 성교육 장면

건강한 성생활로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불안, 과로를 피하고 흡연, 음주 등의 생활습관을 개선하여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다. 10대사랑은 성냥불, 20대 사랑은 장작불, 30대 사랑은 석유불, 40대 사랑은 연탄불, 50대 사랑은 뜨뜻미지근한 온돌, 60대 사랑은 화롯불이라는 나이와 사랑을 빗댄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패리 포셋정도면 나이와 상관없이 뜨거운 사랑을 할 법도 하다. 사실 임상에서 환자들을 보면 성과 나이는 꼭 반비례 하는것 같지도 않다.

괴테, 피카소, 러셀과 같이 죽을때까지 화려한 여성편력을 자랑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30대에도 성생활을 끔찍하게 생각해 불화의 요인을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생리적 성은 노화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해 발기횟수가 줄어든다든가 질의 분비물이 적어져서 질염등에 자주 감염될 수는 있겠지만 성애(性愛)나 사랑의 감정은 노화와는 별 상관이 없다. 그런데도 사랑이나 성은 노인들과는 거리가 멀다는 편견 때문에 노인들의 자연스런 감정이 억압되고 뒤틀리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홀로된 할머니가 재혼을 하고 싶어도 자식들이 노망났다고 할까봐 좋아하는 상대를 몰래 만나느라 가슴 졸이는 일을 가끔 본다. 대중매체나 문학작품 등에서도 노인들은 대개 無性적인 존재일뿐으로 아주 현명하거나 극단적으로 주책맞은 무식한 노인네로 묘사된다. 있는 그대로의 인간으로 받아드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자기 부모만큼은 성생활같이 더러운 행위는 일체 하지않는 도덕적인 존재로 남아 있기를 원하는 어린 시절의 미숙한 감정이 투사된 것으로 또 하나의 차별이자 억압이 될 수도 있다.

남자노인들만 해도 童妾을 들이고 방중술을 통해 회춘하는 등의 도교적 전통 때문에 자신의 성적감정을 비교적 자유롭게 표현하는데 반해 할머니들은 전적으로 성으로부터 소외되었다. 아마 우리나라의 유난스런 고부갈등 문제도 노인의 성적 억압에서 일부 기인하는 바가 없지 않을 것이다.

성적 쾌감이 극치에 이르는 순간 문득 유한한 시간은 정지되고 우리의 자아는 우주로 확장되는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러나 바로 그 환각으로부터 옴과 탄드라의 비밀스러운 문이 열리는 것 아닌가. 노년은 죽음과 훨씬 더 근접해 있다는 점에서 이런 성의 열락이 더 절실한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평균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앞으로 십여년 뒤면 삼청공원, 파고다공원뿐 아니라 압구정동, 신촌을 누비며 진하게 사랑을 나누는 황혼의 아베크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성기 확대수술을 받겠다는 칠십 넘은 노인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들을 조롱하고 비난할 권리가 젊은 사람들에게 있다고 당신은 생각하는가?

결론적으로 노년기 성(性)에 대해서는 노화와 성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성관계 이전의 일상관계를 회복하고, 정서적인 측면에서 성생활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성생활에 대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생각을 바꾸도록 해야 원만한 성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공동취재: 김봉집. 김영기. 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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