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노중태 기자l승인2017.12.04l수정2017.12.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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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을 떼어 내려고 달력앞에 섰다. 순간 힘차게 비상하는 철새 무리들이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부산 낙동강변에서 30여년을 철새들과 친구 하다가 4년전 공기 좋고 경관 좋은 이곳 호수공원이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이사하여 보람있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더욱 기뿐 일은 필자가 좋아하는 야트막하고 확트인 산등성이, 고요하고 잔잔한 수변산책로와 숲속 길을 걸으며 유아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게까지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움과 감성을 체험하고 산책을 즐기며 느림의 미학을 체득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하여 느림의 즐거움은 사라져 버렸는가?

아, 어디에 있는가, 옛날의 그 한량들은?

민요들 속 주인공들은,

이 방앗간 저 방앗간을 어슬렁거리며 총총한 별 아래

잠자던 그 방랑객들은?

시골길, 초원, 숲속의 빈터,

자연과 더불어 사라져 버렸는가?“

 

(미국의 소설가이며, 대학교수인 밀란 쿤데라의 <느림 > 중에서)

 

자연에는 리듬이 있다. 새 순이 올라오고, 가지와 잎이 돋아나며,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그 모든 것들은 리듬에 따라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않게 때를 맞춰 이루어진다. 자연에서의 삶은 느림이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다. 사람의 들숨과 날숨, 한가로이 걸을 때의 평화로움, 그리고 자유를 생각해보라

그러나 세상은 자연의 질서를 무시하고 내닫는 스피드의 시대다. 기술문명이 이룬 속도 경쟁은 이제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했다. 시속 300km를 넘는 고속기차와 그리고 보다 더 빠르게 진화하는 자동차, 또한 통신수단은 또 어떠한가? 스포츠 마저도 더 빨리 더 빠르게 외쳐대고 있질 않은가?

그럼에도 사람들은 속도경쟁에 내 몰리는게 현실이다. 빠름은 욕망과 일치한다. 조급함, 과욕, 부귀와 권세, 명예를 중시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쳐버리기 쉽다, 행복은 더 많이 갖고, 더 많이 채우는 것이라 생각되지만 그것은 삶의 질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욕심을 채움에는 끝이 없고, 더 많이 갖는 것에는 다함이 없기 때문이다. 느림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느림은 비움이다. 비움은 욕심을 덜며 사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니 허물이 줄어들고 정신건강에도 유익하다. 음식 욕심을 버리니 비만에서 멀어지고 몸도 건강해진다. 물욕을 버리며 사니 사는 것도 소박해진다.

천천히 걷기, 호수가 벤치에 앉아 책읽기, 조용한 음악 듣기, 파도소리 바람소리 즐기기, 명상, 단전호흡, 찻물 끓이기, 시골길 걷기, 옛 한옥 감상하기, 템플스테이 이런 것들은 느림 속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느림은 쉼이고, 여유이고, 한가함을 추구한다. 억지로 하는 느림이 아니라 즐겁게 받아들이는 느림이라야 진정행복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광교호수공원이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곳은 한때 수원 최고의 유원지였던 원천호수와 낚시터로 유명했던 신대호수로 규모가 202만 ㎡에 이른다.광교호수공원은 원천유원지를 자연에 가깝게 복원하고, 기존의 숲에 더해 교목과 관목 등 수십만 그루를 식재해 자연친화적 수변 공간이자 친환경 공원으로 거듭났다. 광교호수공원에서 가장 핵심적인 공간은 어반레비(urban levee)다.
어반레비는 '휴식, 모임의 장소인 저수지 제방에서 비롯된 공원 산책로로 도시의 일상과 축제를 모두 수용하는 새로운 도시 제방'을 뜻한다. 어반레비와 함께 '신비한 물너미', '재미난 밭', '신대호수 먼섬숲', '커뮤니티숲(다목적체험장, 캠핑장)', '행복한 들', '조용한 물숲, 향긋한 꽃섬' 등 6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호수를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원천호수는 3km, 신대호수는 3.5km로 어디로 가든지 원점으로 되돌아온다. 특히 저녁이면 호수와 광교신도시가 어우러진 야경이 장관을 이룬다. 온가족이 손잡고 나와 자연에 묻혀 느림의 미학을 배우고 즐겨보자.

 


노중태 기자  nohjt04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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