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궁동벽화골목 복원프로젝트 들썩들썩 골목난장 축제가

지난 19일 오후 2시부터 대안공간 눈 일대에서 열렸다.

2018년도 수원문화재단의 우리동네예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개발업자에 의해 망가진 마을공동체와 벽화복원을 위해 대안공간 눈과 행궁동벽화마을 어르신이 함께 진행했다.

프로그램은 벽화복원 프로젝트 참여작가 워크숍, 이은주교수의 양금연주, 전시공간인 대안공간 눈과 예술공간 봄에서 전시중인 작가들과 소곤소곤 이야기속으로, 마을 어르신과 전을 부쳐먹으며 소통하는 전나와라 뚝닥! 등 4개를 주제로 하여 진행됐다.

이번 골목난장은 마을 주민들의 삶의 터전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고 주민들 가슴에 마을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었으며 벽화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지역공동체 살리기와 지역문화의 가치와 향유의 즐거움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에 충분했다.

1, 전나와라 뚝딱!

동네 어르신들의 손맛이 느껴지는 추억의 김치전과 배추전을 나눠먹으며 관람객들은 마을 사람들과 소통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벽화골목에서의 공연, 전시, 벽화마을에 얽힌 소소한 에피소드나 경험들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배추전을 부치기 위해 칼등으로 자근자근 도마위에 파란배추를 펼쳐 놓고 두드리는 리드미칼한 어르신들의 손놀림과 경쾌한 소리는 여느 난타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들썩임으로 조용하던 벽화마을은 기지개를 켜는 듯 활기가 넘쳤다.

벽화골목 사랑의 쉼터길 북수동 경로당 어르신들이 대안공간 눈과 함께 10년째 동네예술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현장 모습이다.

이날 적지 않은 양의 전을 부치는 힘든 일임에도 여유롭고 편안한 모습으로 정성껏 전을 부쳐내신다. 찾아온 손님들을 반가이 맞아주시는 어르신들의 밝은 표정에서 마을사람들의 넉넉함과 친절함이 엿보였다. 잔치손님들은 때로는 일손을 거들어 드리며 전 부침 체험의 기회도 가졌다.

어르신들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뜨거운 기름에 지진 김치전과 배추전은 지짐 소리만으로도 군침을 돌게 했다. 특히 전을 부치려고 김치를 다지는 칼도마 소리가 리듬을 타며 손맛이 깃든 구수한 음식냄새와 함께 담을 넘어 진동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자연히 골목으로 이어졌다.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만나고 음식을 나누며 벽화골목에 활기를 불어넣는 정겨운 풍경은 음식이 단순히 먹기 위한 대상이라기보다는 사람향기를 피워내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에 한 몫을 차지했다.

 

2, 행궁동벽화복원 프로젝트 참여작가 워크숍

토요일 2시 행궁동벽화골목 대안공간 눈 일대에서 6인(팀) 작가들이 행궁동벽화골목에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가기위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송태화. 이부강. 박은신. 라오미. 조성훈. 조정은 등 6인(팀) 작가가 참여했다. 콜롬비아의 호르헤 이달고 작가는 9월에 입국하여 별도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행사를 주관한 이윤숙 대표는 행궁동 벽화마을의 보존가치와 복원의 필요성에 대해 작가들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이들은 행궁동 벽화골목의 훼손된 벽화를 새롭게 복원하고 다시 골목에 활기를 불어넣는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현장을 돌아보고 서로의 작업구상을 공유했다.

참여작가들은 대안공간 눈 2018년도 행궁동 벽화골목 복원 프로젝트 참여자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들로 오는 6월30일까지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들은 행궁동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며 골목에 ‘예술의 씨앗’을 심는 작업을 통해 행궁동에서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내용의 벽화를 제작한다.

2016년 10월 4일 문화시설 지정에 반대하는 몇몇 주민들에 의해 벽화가 훼손 됐고 마을공동체도 무너져 이에 마을 주민들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은 행궁동 벽화골목의 복원을 고대하고 있다.

 

3, 공연예술 프로젝트 디기동(마음을 움직이는 기운)-이은주 양금연주, 마음을 울리는 소리

오후 3시부터는 벽화마을 골목길가 주민이 내어준 골목무대에서 ‘디기동’축제가 열렸다.

그 첫 번째 손님으로 이은주 양금 연주자가 초청됐다. 양금은 한국전통음악의 유일한 타현(줄때림)악기로서 풍류방 음악과 일부 궁중음악에 사용되었다.

이날 연주곡으로 중국민요인 '탄사삼육(彈词三六)', '요족무곡(猺族舞曲)', 한국민요 ‘도라지’와 '밀양아리랑' 등 4곡을 연주했다.

특히 이번 연주회는 체험형 연주회로서 관람객에게 음악 감상기회는 물론 연주자의 해설과 함께 악기를 직접 다뤄볼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

심금을 울리는 양금의 아름다운 음률이 온 동네 골목 낮은 담장 사이로 퍼져나가 동네 입구를 지나던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골목 안으로 이끌었다.

관람객들은 머리위에 늘어진 싱그러운 담쟁이 그늘 밑이나 그림같이 알록달록 펼쳐진 파라솔 아래로 삼삼오오 자리를 잡으며 연주에 귀를 기울였다.

이 특별한 예술감상으로 골목의 흥취는 더욱 무르익었다. 동네 주민들, 엄마손 잡고 온 어린아이 등 관객들은 악기주위에 다가와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악기를 조심스럽게 만져보거나 두들겨보기도 했다. 또 연주가에게 음계구성 등을 질문하고 연주곡에 대한 설명도 들으며 즐겁고 가슴 뿌듯한 오후 한때를 보냈다.

탄사(弹词)란 현악기에 맞추어 노래하고 이야기하는 일종의 중국민간문예이며, 삼육(三六)은 강소·절강·상해 지역에서 유래되어오는 전통기악 8대 명곡 중 하나로서 소주지역에서 행사개막전주곡으로 항상 사용되는 곡이다.

‘요족무곡’은 관현악곡을 양금 곡으로 편곡한 것으로, 우아하고 활발한 느낌을 준다. 주로 1천 미터 이상의 산지에 살고 있는 중국 소수민족인 요족이 명절을 지낼 때 추는 민속춤 광경과 새로운 생활에 대한 동경과 희망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 민요인 도라지와 밀양아리랑은 연주자가 양금연주곡으로 직접 편곡했다.

이은주 연주자는 2007년 CCTV에서 주최하는 전국 민속악기 경연대회 양금부문 우수상 수상, 중국음악학원 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 2012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4. 현대미술 쉽게 읽기 - 소곤소곤 작품이야기 속으로

4시에는 대안공간 눈과 예술공간 봄에서 이달 30일까지 작품을 전시중인 작가와의 대화시간이 이어졌다. 송지수 , 김다희, 정금숙, 내맘대로전 참가회원 중 3명, 천세련 작가 등 7인 작가가 참여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골목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작품에 대한 감상소견이나 작품소재 등 작가의 전시의도를 폭넓게 공유하는 시간을 가짐으로 관람객의 행복지수를 한층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송지수의 디자인과 글쓰기展 (대안공간 눈 2전시실)

 

이 전시는 대안공간눈 특별기획전으로 소수자. 사회적약자를 위해 마련한 전시로 가능성 많은 칠보산자유학교 2학년 송지수군의 드로잉과 글. 영상으로 구성된 전시이다.

작가는 최근 사람들의 거주 문제와 매체의 다원화에 대한 주제로 작업하고 있다. 이번 전시 〈디자인과 글쓰기> 에서는 송 작가가 생각하는 디자인에 대한 철학을 글과 디자인 일러스트 작업물을 통해 제시한다. 전시 제목에서 한 차례 강조했듯이 이번 전시에서 중요한 부분은 작가가 디자인에 관해 쓴 ‘글’이다. 송 작가가 쓴 텍스트와 자동차 디자인 아이디어 스케치는 전시장 벽면에 함께 전시되어 작가가 생각하는 디자인의 의미를 관객과 가까이 나눌 수 있는 매개가 될 것이다.

 

김다희의 물성의 변이전(대안공간 눈 1전시실)

 

김 작가는 최근 연작에서 여러 사물들의 성질을 재해석하고 형상화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화면에 수많은 선들을 그리며 다양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작업에서는 기존에 알려진 사물들의 이미지가 아닌 작가의 시선을 통해 변형된 새로운 모습이 발견된다.

 

화면에서 인어는 김 작가가 생각하는 '진실한 존재이자 정의를 쫓는 특별한 대상이다. 혼란한 상황에도 올바른 판단과 진실을 찾고,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를 지닌, 김 작가의 가치관이 반영된 존재에 대한 표현으로 영상. 음악의 선율이 붓터치로 흐트러져 움직이는 듯한 느낌의 회화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정금숙의 기억속으로 전(예술공간 봄 2전시실)

 

언제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형가게, 소품가게이다. 눈앞에 보이는 작은 것들을 나만의 예쁜 곳에 재배치하는 상상은 어떤 행복에도 미치지 못했고 그 작업은 지금도 계속된다. 상상이 아닌 실제의 작은 세상을 현실에서 만다고 싶어서 미니어처 돌하우스를 시작했다. 작고 예쁜 것만이 아니고 생각이 미치는 모든 것을 소재로 작은 세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예쁜 인형의 집에서 시작된 작품들이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과거의 모습에 매료되어 아련한 기억속의 추억을 통해 시각적 대화를 하고 싶었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아날로그적인 모습을 통해 위로가 되고, 잠시라도 나만의 추억에 빠져 행복했으면 한다.

 

단디회원의 내 맘대로전(예술공간봄 1전시실)

 

도자기와 민화 작업을 이어온 중견작가들로 구성된 예술단체 '단디’가 올해로 열세 번째 단체전을 열었다. 단디는 예술의 실용성과 순수성을 아우르는 예술 활동에 고민하는 작가들이 서로의 정보를 교류하며 매년 전시회를 여는 모임이다.

 

이번 전시는 김경준, 김대연, 김지회, 권제니, 배호환, 유성이, 이기창, 정경선, 홍미자 등 총 9명의 참여작가가 제목 ‘내 맘대로’처럼 작업함에 있어 내용과 형식에 구속함이 없이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도자기와 도벽(陶甓)작품, 그리고 민화작품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전시이다.

 

천세련의 두리누리展 (예술공간 봄 3전시실)

 

천 작가는 두리누리전을 통해 오랫동안 탐구해 온 천원지방,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뜻의 동아시아 전통 우주론을 주제로 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원형과 네모 형태의 작업물을 통해 생성과 소멸, 구속과 자유, 하늘과 땅, 긴장과 이완 등 우주에 존재하는 이항대립적인 가치들을 표현해낸다. 각종 오브제를 활용하여 회화. 드로잉. 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작업 결과물을 보여준다.

 

천 작가는 건국대학교 학부과정을 졸업한 후 뉴욕대학교에서 판화를 전공했다. 뉴욕과 제주 그리고 수원을 이으며 순례하듯 공간과 공간을 자유로이 유영하듯 활발한 전시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0월말까지 대안공간 눈과 행궁동벽화골목 일대에서 격주로 토요일 오후3시부터 오후 5시에 진행된다.

(자원봉사. 공연. 기타 문의: 010-4723-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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