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정치-무경계프로잭트 2018 여성폭력없는 세상을 위한 기억과 공감전(共感展)

경기여성연대는 ‘바람-온새미로’전(展)을 7월 29일(일)까지 수원의 고색뉴지엄에서 개최한다.

▲ 경기여성연대회원들

경기여성연대는 여성의 지위향상 및 평등하고 민주적인 지역사회 실현을 위한 여성단체이다.

2018년도 경기도 양성평등주간을 기념해서 이윤숙 작가를 초대했다.

자연재생(自然再生)을 주제로 조각과 설치, 공동체미술 작업을 해온 작가 이윤숙은 설치미술 ‘바람’ 시리즈 연작을 선보인다.

▲ 이윤숙 작가

‘바람-온새미로’전(展)은 한반도 남북을 가로막고 있는 비무장지대〔DMZ〕 동서 250Km에 이르는 철책의 의미를 되새겨 보며 슈룹에서 진행하고 있는 예술정치-무경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반도를 가로막고 있는 철책 뿐 아니라 모든 경계를 허물자는 간절한 바램을 표현했던 설치영상 ‘바람’전(展)의 연장 작업이다. 개인전 위주가 아니라 이윤숙 작가가 메인으로 하면서 다른 전시들도 더불어 가는 무경계 전시이다.

전시가 열리는 고색뉴지엄은 폐수처리장을 ‘문화재생프로젝트’ 시설로 리모델링하여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이윤숙 예술세계의 ‘재생’이라는 주제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바람’ 시리즈는 실험예술단체 ‘슈룹’에서 2017년 계획된 예술정치-무경계 프로젝트의 전시프로그램 ‘바람’전(展)에서 처음 선보였다. 숲에서 부는 바람과 신앙을 지키고 철조망의 경계로 인해 순교한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십자가 설치작업과 영상이 어우러진 전시이다. 십자가 사이에 설치된 영상과 편백나무 숲에서 나오는 향기가 어우러져 한결 정화되는 연출을 했다.

▲ 십자가설치작품

이번 전시는 여성연대와 함께하는 작업이다. 측백나무 수십 그루를 전시장 입구에 세워 관객의 동선을 유도했다. 설치된 십자가들은 곳곳에서 수집하고, 기증받고, 직접 만들고, 손상된 십자가를 수리하기도 한 십자가다. 이처럼 다양한 사연 있는 십자가를 천장에서 철사 줄에 매달아 내렸다.

▲ 여성연대 영상

십자가가 설치된 공간 후면에 이윤숙과 ‘슈룹’구성원들이 38선의 철책 길을 따라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며 촬영한 자연의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영상, 기지촌 여성들의 아픈사연을 담은 영상, 여행 중의 퍼포먼스를 촬영한 기록물을 벽면에 상영하는 복합매체 작업이다. 각각의 십자가들을 매단 철사 줄이 철책 길 배경의 영상과 맞물릴 때 작업의 주제가 다시금 살아난다.

전시장 한편에 관객이 작가의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다. 관객이 공간에 준비된 종이와 나무에 자신의 바람을 담아 전시장 벽면에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관객의 참여로 점점 확장되어가는 공동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윤숙 작가는 “전시에 이용된 십자가는 세계 각 지역에서 얻은 십자가다. 어떤 목적보다 삶속에서 신앙인으로 십자가를 수집하고 또 지인들이 가져온 것들과 직접 제작하기도 하며 모아왔다. 전 세계의 것들이 각기 다르고 뜻이 담겨있다.”고 하면서 “비무장지대 철조망에서 느낀 것이 있었다. 철조망 경계로 인한 희생된 영혼들을 느끼고 십자가를 느꼈다. 이번에 '바람'전(展)을 기획했다. '바람'이란 숲에서 부는 바람과 우리가 소망하는 바람과 같이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십자가를 한 공간에 모았다. 수많은 바램들의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그 소리는 내 기도 뿐 아니라 나라를 위하여, 인류를 위하고, 우리 삶에 대한 여러 가지 기원들이 담겨있다. 여성과 남성. 이웃과 이웃. 국가와 국가 간에 부조리한 경계를 허물면서 서로 화해하고 화합·연대하면서 보다나은 세상으로 나가자. 그런 의미가 있다. 그런 기도가 담겨져 있는 십자가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작업제목으로 등장하는 ‘온새미로’는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라는 의미를 지닌 순수우리말로, 세상에 대한 작가의 바람을 담은 것이다. 오늘날 한반도 남북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비무장지대 철책의 의미를 되묻고, 사회 속 여성차별문제 등 세계의 다양한 경계들을 허물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작가는 폭력 없는 세상을 꿈꾸며 불필요한 경계를 허물고 용서와 화해, 소통과 연대의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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