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화창하고 좋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에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젊은 친구 둘과 억새꽃 축제가 열리고 있는 명성산을 향했다.

▲ 올라가기 힘든길의 길벗이 되어 주었던 나무지팡이 다음사람을 위해 얌전히 내려놓았다.

명성산은 산정호수 근처에 위치하는 해발 922.6m 높이의 산이다. 구불구불 산길을 돌아 꽤 높이 올라갔다.

억새꽃 축제로 유명한 산이며 궁예의 전설이 숨어있는 산이기도 하다. 마침 억새꽃축제는 22회째로 10월 13일부터 28일까지라고 했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산정호수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다. 옆의 임시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들어갔다. 달리 입장료는 없었고 승용차 주차료는 2000원이었다.

▲ 올라가기 쉽지 않은 바위산 길

명성산 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거의가 바위 돌길이다. 3.7Km라는 이정표가 보였다. 편한 신발을 신어야 하겠다. 억새만 생각했는데 이 어인 횡재인가! 단풍이 곱게 물들어 붉게 불타고 있었다. 올라 갈수록 더 아름다운 단풍이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다. 1.3Km, 2.1Km, 가파른 돌길을 올라가면서 포기하고 싶은 험한 길을 힘들게 올라갔다. 그런데 아래로 보이는 계곡과 폭포의 절경이 새 힘을 북돋운다. 폭포물이 적어서 좀 아쉬웠다. 같이 동행한 후배가 친절하게 나뭇가지 지팡이를 구해주었다. 당황스러웠지만 받아들었다. 처음엔 어색했으나 바로 한결 편하다는 걸 느꼈다. 2.7Km를 넘어서자 드디어 멀리 만발한 억새꽃밭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등산 목적이 아니라 산위능선까지는 가지 않고 억새밭 가장 위쪽 팔각정까지만 갔다.

▲ 억새꽃이 만발한 산등성이

억새꽃이 바람에 흔들려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데 그 멋스러움이 말로 표현 못할 만큼 참으로 보기가 좋았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시원함이 뭉게뭉게 솟아오른다. 단풍과 억새 그리고 하늘의 구름이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낸 멋진 자연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올라가는 길이 험한 만큼 만족감 또한 컷다. 내려오면서 힘들게 올라오는 사람들의 질문 “많이 올라가야 되요? 너무 힘들어요. 포기할까 봐요.” 나의 대답은 “아마 그러면 후회할 걸요.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대답했다. 시원한 가을날씨에도 땀을 흘리면서 미소 짓고 올라간다. 아마도 그 사람도 역시! 라는 감탄사를 쏟았을 거다.

힘들지만 시간을 충분히 잡고 천천히 움직이면 누구나 올라 갈 수 있을 거다. 시간이 허락하면 한번쯤 가서 힐링하는 것도 권하고 싶다.

▲ 용이 이 폭포수의 물안개를 따라 등천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있는 등룡폭포, 쌍룡폭포 라고도한다.

명성산은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궁예왕의 망국의 한이 곳곳에 서려있는 유서 깊은 명산이다.

신라의 왕자로 태어난 궁예는 태어날 때부터 버림받고 한쪽 눈이 멀게 된다. 후고구려를 세워 철원에 도읍을 정하고 스스로 왕이 된다. 궁예는 철원을 중심으로 큰 세력을 이루었으나 이후 민심을 잃고 부하인 왕건에 의해 내몰려진다. 918년 축출되어 왕위를 빼앗기고 혁명군을 피해 남은 병사들을 이끌고 도망가서 명성산에 은거하였다.

▲ 명성산 유래가 적혀있다.

명성산 정상에서 남은 병사와 지내며 근처의 궁예 동굴에서 정신수양을 하다가 피살되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이때 설움으로 한동안 명성산에서 궁예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하여 울음산 또는 명성산으로 불리고 있다.

 

삼각봉(해발 906m지점)에 명성산(鳴聲山 울음산)이라는 표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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