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매산로 테마거리에서의 색다른 문화행사

올해는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각지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가 줄지어 이루어졌다. 3.1운동 후 조국의 광복을 위해 임시로 중국 상해(상하이)에서 조직하여 선포한 정부를 줄여서 임시정부 또는 상해임시정부라고도 한다. 1919년 3.1운동 직후 일본통치에 조직적으로 저항하기 위한 기관의 필요성과 우리 국민이 주권국민이라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 애국지사들이 상해에 집결한 4월 11일은 임시정부를 수립한 역사적인 날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수원컨벤션센터 3층 컨벤션홀에서 기념식을 하였다. 주제영상강연에 이어 대한민국임시정부 선포식 낭독, 기념사, 어린이 합창 순으로 기념식이 진행됐다. 또한 부대행사로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진전이 열렸다.

▲ 풍물패가 매산로 테마거리를 돌며 문화제를 알리고 있다.

시민문화제는 오후 5시부터 매산로 테마거리 문화광장(수원역 11번출구)에서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매우 의미있게 진행됐다.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100주년 영상 및 기념 사진전을 열어 시민들로 하여금 함께 참여하도록 했다. 흑백의 사진이지만 여기에 담겨진 역사적인 가치는 지금까지도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 시간이 흐를수록 시민문화제에 나라 사랑의 마음으로 모여 들었다.

본 행사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저녁 6시 30분에 시작됐다. 풍물굿패 삶터 이성호 팀장이 사회를 맡아 행사를 진행했다. 미리 참여한 시민들에게 태극기를 나누어 주었다.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제창은 4절까지 영상의 자막을 보며 함께 불렀다. 오늘따라 애국가를 부르며 가슴이 뭉클함을 느꼈다. 시민들의 얼굴도 약간은 비장한 모습이었다.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이 끝난 후 내빈소개가 있었다. 보통 수원시 행사에는 국회의원이나 시도의회의원이 주요 내빈으로 참석하는데 이 시간에는 한 사람도 없었다. 조인상 수원시 기획조정실장, 이훈성 팔달구청장, 무엇보다도 독립운동가 필동 故 임면수(수원 매향동에서 출생) 선생의 손자되는 임병무 선생이 자리를 함께 하였다.

▲ 김봉식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회 추진 수석부위원장의 인사말

3.1운동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김봉식 수석부위원장이 인사말로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의 역사적 의미를 기억하며 수원과 가까운 화성이 3.1정신을 주도하였고 많은 애국자들이 결연하게 일어섰음을 기억하며 잊지 말자”고 호소하면서 “더 나아가 오늘 밤의 문화축제로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그 정신을 유산으로 물려주자”고 말했다.

3.1운동과 독립을 위해 활동했던 애국지사들의 활약상과 일본의 만행에 관한 영상을 보았다. 짧은 영상이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분노가 끓어 오르며 결코 잊을 수 없는 역사의 현장이었다. 특히 당시 청년대표였던 故 이갑성 애국지사의 독립선언서 낭독이 육성으로 들려질 때 모두가 숨을 죽이며 녹음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굳은 모습으로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많았다. 특히 사회자는 짧고 임팩트가 있는 멘트로 당시를 회상하도록 이끌어 가고 있었다.

▲ 왼쪽에는 유관순 열사의 외침, 오른쪽에는 안중근 의사의 나라 사랑이 돋보인다.

첫 번째 공연으로 어린이가 함께하는 청소년공연이 있었다. 유아와 아동, 중학생이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루었다. yes or yes, 뮤지컬 렌트 OST의 공연은 발랄하면서도 경쾌감이 있었다.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100여명의 수원시민은 날씨가 쌀쌀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를 뜨지 않았다. 다음으로 중앙무대 오른쪽에 세로로 길게 늘어진 안중근 애국지사의 말인 ‘나는 독립군이다’라는 글을 함께 큰 소리로 합독하였다.

▲ 역사를 지키고 사회를 지키는 우리들(역지사지 동아리 10명의 중학생)이 빛난다.

잠원중학교 학생을 비롯한 10여명의 ‘역지사지(역사를 지키고 사회를 지키는 우리들, 2018년 11.18 발대식)’ NGO 동아리가 플래카드를 옆으로 펼쳐 보였다. 거기에는 10개의 문장이 쓰여 있었다.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낭독하였다.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한다’... ’제10조 임시정부는 국토 회복 후 만 1개년 내에 국회를 소집한다.’ 등이었다. 계속해서 설장구, 노래공연, 청소년 예술단의 공연, 마임(마블러스 모션), 어쿠스틱 노래공연으로 이어졌다. 끝으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할 때 주변은 온통 문화제의 열기와 함성으로 가득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함께 노래했다. 장소가 비좁아 아쉬움은 있었지만 매우 의미 있는 문화제였다. 시간이 흘러가며 다소 역사 속으로 잊혀 갈지 모르지만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역사를 인식시키고 조상들의 애국정신을 본받아야하는 교훈을 경험하는 자리였다. 모두가 일어나 만세삼창을 하며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참가자는 많지 않아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가는 번화가, 이른 밤 시간대에 특히 테마가 있는 문화거리여서 영향력은 매우 클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100주년이 주는 의미를 한 번 더 새기며 나라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공동취재: 김봉집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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