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카우트 경기남부연맹 제302기 지도자 중급과정을 마치다

한국스카우트 경기남부연맹 제302기 지도자 중급과정을 마치다

▲ 수강자와 강사들(맨 뒷줄)의 기념사진

한국스카우트 경기남부연맹(연맹장 최재복)이 주관하는 ‘제302기 지도자 중급과정’ 이 우리연맹 관할지역에서 참가한 수강자 75명(초등교사73명, 중등교사 1명, 일반인 1명)과 강사진 14명이 참여한 가운데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2박 3일간 수원유스호스텔에서 열렸다. 스카우트 지도자훈련을 초급이라도 받아본 사람이라면 이번 과정의 명칭에서 의아한 점을 느꼈을 텐데, 이는 바로 훈련이라는 용어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과정은 강사진이 수강자들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훈련 개념에서 벗어나 교육자와 학습자의 대등한 관계에서 생성되는 소통과 공감에 의한 협력적 탐구를 추구하는‘참여형 과정’으로 커다란 변화를 꾀한 것이다. 이를 위해 경기남부연맹에서는 윤성철 치프커미셔너(산의초 교장)를 중심으로 사전 커미셔너회의에서 올 3월부터 기본 원칙과 세부 교육과정 마련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 '입소 다짐문' 에 개별적 사인을 확실하게 !

참여형 과정의 특징은 기존 훈련시작을 알리는 ‘입소문 통과의식’ 을 생략한 것에서 제일 먼저 드러났다. 31일 오후 4시 경부터 하나 둘 입소하기 시작한 수강자들은 유스호스텔 본관동 1층 북카페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간단히 본인확인 후 게시판의 입소다짐문을 읽고 나서 동의한다는 의미의 본인 서명을 자유롭게 다짐문의 여백에 하는 것으로 모든 입소 절차를 끝냈다. 혈압을 재고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은 희망자에 한하여 하였다. 이후 수강자들은 입소식 장소인 강당에 반별로 대기하면서 자연스럽게 각 반의 상담강사와 인사를 나누었고, 5시부터는 이성수 진행/3반 상담(경기남부연맹 커미셔너, 도이초 교감)강사와 함께 초급과정의 내용, 스카우트 선서와 규율, 제복과 장구, 스카우트 예법 등에 관한 리뷰를 했다. 그리고 각자 배정된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위해 식당동으로 이동했다.

▲ 자율배식의 즐거운 식사시간

이번 과정 장소인 수원 유스호스텔은 그동안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을 거쳐 농촌인적자원개발원으로 사용해오던 낡은 건물들을 수원시가 매입하여 새롭게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 4월 24일 개관했다. 깔끔하게 단장된 본관동과 숙소동을 비롯한 여러 내부 편의시설과 식당동, 그리고 야외무대와 잔디 운동장, 족구장, 농구장 등 다양한 야외 활동 공간을 구비한 장점 외에도 도심에서 벗어나 있어 생활 소음이 적고 다소 한적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스카우트 지도자 과정을 치르기 위한 최적의 장소였다.

말끔하게 단장된 식당동에서 맛있는 저녁식사를 마친 수강자들과 강사진은 저녁 7시 다시 강당에 모여 입소식을 진행했다. 이번 과정의 박현정 코스대장(경기남부연맹 커미셔너, 선행초 교사)은 강사진과 내빈에 대한 간단한 소개에 이어 환영사에서 “2019년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로, 우리 한국스카우트 역시 1922년에 일제강점기 항일소년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되어 자랑스런 100년의 역사를 몇 해 앞두고 있으며 2023년에는 새만금에서 제25회 세계잼버리가 개최된다” 고 운을 뗐다. 그리고 현재 “청소년의 덕성을 기르는데 길잡이가 되는 최고, 최대의 전세계적 청소년 사회 교육단체라는 것을 소신 있게 말씀 드린다” 고 하면서, "이번 과정에 참여한 수강자 여러분도 스카우트 지도자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스카우트의 기본적인 원리와 방법, 여러 활동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현장 정보도 상호 교환하면서 지도자로서의 기본을 다지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최재복 연맹장은 격려사에서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여러분이 스카우트에 관한 이해를 넓혀서 더욱 아이들 인성교육과 덕성 계발에 애써주시길 당부 드린다” 고 했다.

▲ '대기선서식' 을 실연하는 수강자들

입소식이 끝나고 짧은 휴식 이후 이번 과정의 기획자인 윤성철 취사/10반 상담(경기남부연맹 치프커미셔너)강사가 과정 안내를 했는데, 이번은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과정’ 으로 특히 2일차 오후 하이킹의 고사활동 10개 베이스를 수강자 본인들이 반별로 직접 운영한다고 했다. 그리고 자발성의 원칙에 입각하여 반활동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2일차 기능대집회의 코너활동에서 각 개인이 원하는 기능과목을 선택하는 것이다. 아울러 수강자의 인격과 태도를 존중하여 점검을 폐지하고 아침조회 등 의식을 생략하거나 간소화했다고 안내했다. 수강자들은 이번 참여형 과정의 프로그램이 빡빡하지 않다고 느끼면서도 다소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듯 복잡한 표정이었으나 본래 과정을 축약하여 2일차 저녁식사 이후에는 아무런 일정이 없다는 설명에서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노래와 게임을 통한 '제1회 친교대집회' 에서 서로 간에 어색함을 덜어낸 수강자들은 그동안 스카우트 지도자훈련에서 전통적으로 해오던 1일차 반활동 과제, 즉 스카우트의 특징인 반활동의 기본이되는 반 이름과 반노래, 반환호를 만들고 반기를 그리며 반원간의 유대와 협동심을 키워나갔다. 여기에서도 전통의 계승과 혁신은 나타났다. 기존의 반별 색깔은 유지하되 반 이름은 조류 6형제(뻐꾸기, 부엉이, 비둘기, 갈매기, 산까치, 두루미)에서 벗어나도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안성지역 지도자 중심의 9반에서는 반 색깔인 초록색에서 연상되는 청개구리와 Green을 합성하여 ‘개구린 9반’ 이라는 한국스카우트 지도자 훈련 역사 이래 최초의 독특한 이름을 지어냈다. 이렇게 개성 있는 이름을 하나씩 짓고 그에 걸 맞는 반 노래와 율동, 반 환호를 멋지게 만들고 나서야 수강자 모두는 비로소 긴 1일차 일정을 마무리하고 잠들 수 있었다.

아침체조와 점검이 생략된 이번 과정은 2일차 아침에 수강자들과 강사진 모두에게 다소 느긋하게 일어나 아침식사하고 준비할 수 있는 여유를 주었을 뿐 아니라, 식사 때에도 굳이 반 전체가 의무적으로 함께 하지 않아도 되는 점에서 자유로움을 선사했다.

이어 6월의 첫날 들어 더욱 강력해진 햇볕이 내려 쬐이기 시작하는 야외무대에서 전체 수강자와 강사진은 단체사진, 반별사진 촬영을 마치고 '제2회 기능대집회' 를 시작했다. 간단한 개회의식을 마치고 1반부터 차례로 간밤에 열심히 만든 반 이름과 반기를 설명하고 반 노래와 반 환호를 발표했다. 이어 대집회 과정활동으로 마련된 5개 스카우트 기능베이스(1,2. 매듭법 3,4. 응급처치 5. 신호법과 추적기호)를 모두 돌며 실습했다. 그리고 나서 4개의 코너(1. 지도와 나침반 2. 측정법 3. 심폐소생술 CPR 4. 야영법) 중 수강자 본인이 선택한 곳으로 전원이 흩어져 실습을 이어 갔다. 이 코너활동은 심화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해당 분야의 전문강사로 구성되었는데, 심폐소생술을 담당한 박혜정 교재/6반 상담(경기남부연맹 커미셔너, 김포금파지역대 대장)강사는 한국스카우트연맹에서 공인된 재난안전과정을 이수한 자격을 갖추고 있어 수강자들에게 수준 높고 전문적인 실습을 제공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 대집회 시간에 실연하는 '심폐소생술'

맛있는 점심식사와 휴식시간이 끝나고 드디어 이번 과정의 하이라이트인 '제3회 하이킹대집회' 가 시작됐다. 이번 하이킹을 책임진 이성수 진행/3반 상담강사의 속은 뜨거워진 태양만큼이나 타들어가고, 점심밥맛도 잃고 있었음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는데, 대집회가 시작될 무렵 미라클이 일어났다. 날이 흐려지고 산들바람이 살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저기서 ‘하이킹 가기 딱 좋은 날이네’ 소리가 나왔다. 5분 간격으로 코스대장에게 출발 보고를 마친 각 반은 하이킹을 시작하여 1번부터 10번 베이스(1. 연맹가 제창하기 2. 스카우트 선서 외우기 3. 신호법 3가지 4. 추적기호 6가지 5. 매듭법 3가지 6. 화초이름 5가지 7. 응급처치 1가지 8. 나무높이 측정 9. 240。- 250。사이 풍경 인증 샷 10. 소해정 게임)를 거쳐 귀영하는 코스였다. 각 반은 정해진 베이스에 도착하여 자신이 제비뽑기한 과제를 먼저 풀고 나서 그 이후 도착하는 반들에게 동일한 내용으로 실연하게끔 했다. 안성초 컵스카우트대에서 부대장을 맡고 있는 ‘개green 9’ 반의 이주효 수강자는 “그간 강사진이 운영해온 고사활동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참여하고 운영하는 방식에 다들 흥미를 느끼며 만족했고 반원들 간에도 더욱 친숙해질 수 있었다” 고 하이킹 소감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상담을 맡은 민병인 시설/9반 상담(부천지구 아토지역대 단대장)강사가 "이후 이런 방식으로 상급과정이 개설된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냐” 고 물어보자 “꼭 참여하고 싶고 그 때도 민강사님의 반에 배정받고 싶다 ” 고 말하며 환히 웃었다. 그렇게 그 둘은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 맺음법 시범 - 잘 보고 배워야지.

이렇게 돈독해진 반별 유대감은 이후 저녁 6시 강당에서 와인 한잔을 곁들인 호텔 뷔페급의 메뉴와 원숙한 사회솜씨를 뽐내는 김보윤 취사2(김포 평화지역대 대장) 강사의 진행으로 초대만찬과 여흥시간을 즐기며 더욱 유대를 강화하며 토론을 반복했고, 초대만찬을 끝으로 길었던 2일차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이후에는 다른 내일을 기약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피곤한 3일차 아침식사를 스프와 샐러드로 마치고 9시 강당에 모여 대집회 계획을 직접 짜보고, 선서식을 직접 실연했다. 수강자별로 진행 총대장, 대원관리 부대장, 육성단체대표, 구대원, 신입대원, 단위원, 내빈, 학부모 역할을 맡았고, 강사진은 학교앞 문구점, 분식집, 우유납품업체 대표, 동네 주민대표 등을 맡아 선서를 하는 신입대원들을 격려하고 단위대에 축의금과 선물을 전달했다. 이후 모든 과정을 마치며 강사진과 수강자들은 대화의 시간을 갖고 마지막 점심식사 후 강당에서 수료식을 거행했다.

이제 항건도 제대로 맬 줄 아는 수강자들은 코스대장으로부터 수료증과 훈육지도자 자격기장을 받고 다들 진짜 스카우트 지도자가 된 듯 감격해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석별의 정’ 을 부르고 이별의 악수를 할 때는 눈물을 글썽이는 수강자도 있었다. 시설, 교재강사들이 프랭카드와 연맹기를 걷으며 수료식장을 정리하는 동안에도 이들은 집에 안 가고 석별의 정을 나누고 있었다. 이럴 때면 입소할 때 어색해 하며 끝나는 시간만 손꼽아 기다리던 사람들이 맞나 싶은데, 이 또한 스카우트 지도자 훈련의 변함없는 수료식 풍경이었다.

▲ 코스대장에게 하이킹 출발을 신고하는 반원들

이렇게 2박 3일간의 모든 일정이 끝나자 75명 수강자들은 아쉬운 마음을 서둔동 숲속의 유스호스텔에 남기고 집으로 향했다. 이 과정을 위해 준비하고 애쓴 강사들도 피곤에 지친 몸을 추스르고 하나둘 돌아갈 시간이었다. 이번 과정에 교재/5반 상담을 맡은 김명주(경기남부연맹 커미셔너, 군포의왕지역대 대장) 강사는 집에 갈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소회를 물어보자 “지치고 힘든 2박 3일간 과정을 마치고 정식 스카우트 지도자가 된 75명 수강자 모두를 축하하며 그 뜨거웠던 열정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고 하면서 아울러 “앞으로 한국스카우트의 든든한 초석이 되어주길 당부 드린다” 고 했다.

아무런 보수나 대가도 없이 주말 시간에 봉사를 기꺼이 맡아준 강사들과 즐겁고 열성적으로 스카우트 중급과정에 참여한 수강자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청소년 교육의 미래는 밝다고 느꼈다.

  * 사진 제공 : 경기남부연맹 김홍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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