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IT 기자단은 지난 6월 9일 오후 늦은 시간에 젊은 신진작가들과 지역 작가들의 디딤돌이 되고 비빌 언덕으로 우뚝 서서 지난 15년 동안 대안공간 눈을 운영하였던 이윤숙 대표의 작업실을 찾았다.

“초대합니다. 사전 예약이 없어도 6월 4일~6월 6일 (화. 수. 목) 3일간 이윤숙 조각 연구소 문을 활짝 열어 드립니다. 도움 주고 사랑 주었던 이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하고 오픈 스튜디오 초대장을 내었던 이윤숙 조각가를 찾았다.

 

편안한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었다. 지난날의 전시장이 확 바뀌어서 작업장으로 탈바꿈했다. 전시장이었을 때나 지금이나 나름대로 너무 좋다. 스튜디오 안의 분위기는 참 평화롭고 안온했다. 전시장이 따로 없다. 지금까지 쌓아 올린 작품들이 가득하니 정겨운 모습으로 따뜻하게 우릴 맞아주었다.

▲ 이윤숙작가와 함께

스튜디오 안에는 차례대로 자료들을 한쪽으로 모아져 있고 차례로 소품들과 이야기가 있는 여러 가지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전시할 수 있는 작품들을 모아 필요할 때는 오픈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동안 어떤 작업 활동들을 해 왔는지를 보면서 흐름을 알 수 있도록 자료 정리도 하고 카톨릭 미술인으로 종교적인 내용도 하고 있었다. 산지에서 작품으로 쓸 만한 것들은 채취하기도 한단다. 자신을 돌아보는 자화상이 파스텔화로 포장지에 그려져 있었다. 포장지의 느낌이 좋아 그렸다고 한다. 옆에는 방문한 분들을 캐리커처 해 놓은 것도 있었다. 조각을 하기 위해 구상한 드로잉 작업한 것, 그동안 작업했던 소소한 것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눈앞에 놓여진 작품들을 보면서 다음 작품도 조합하고 구상하고 연구하게 된다고 한다.

▲ 언제라도 전시할 준비된 작품들...

한쪽에는 아들의 모습이 있었다. 즐겨 입었던 옷을 소재로 표현했다. 작가에게는 어떤 것도 작업이 되고 작품이 될 수 있다. 작업장 가운데 남편 김정집 관장의 모습도 멋지게 조소로 하고 있었다. 또 이쪽에는 자소상도 만들고 있었다. 작업장이 있어서 아무 때나 하고 싶으면 언제라도 작업할 수 있는 것이 좋아 보였다. 아버지 모습을 조소 작업으로 주물 작품을 하고 아버지께 인정받았다는 아버지 흉상도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대학 들어가서 처음으로 했던 토르소 작품, 또 그것을 소재로 여러 가지 다른 부재를 붙여 조합도 해본 작품들도 있다. 청동 작업을 즐겨 한다고 했다. 보존성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 아들을 주제로 한 작품

케리커츠도 하지만 만들기로 작업을 한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소재로 조금씩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찾는 이들에게 체험도 할 수 있게 한다. 가끔은 찾는 이들의 모습을 삽화로 그리기도 한다.

 

며칠 전 마이클 브라운이라는 미국인이 한국의 근무 일정을 끝내고 들어가기 전에 지인 20여 명과 함께 이곳을 투어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오늘 왔었다. 처음 온 사람들이 너무 좋다고 깜짝 놀라고 갔다. 마을을 변화시킨 영상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처음 보는 이들은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다고 한단다. 인솔한 브라운은 모두들 너무 좋아해서 기분이 아주 업 되었다고 한다. 정말 행궁동의 소중한 숨은 보석이다.

전시공간일 때 좋았는데 젊은 작가들은 그것을 아쉬워하지만 잘 아는 지인들은 지금이 너무 좋다고 볼 것도 더 많고 안정감이나 무게감도 있고 이곳 자체가 박물관이라 훨씬 좋다고 하고 처음 온 사람들은 원래 이런 곳인가 보다 한단다. “단지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대안공간이 없어지고 난 뒤에 그런 공간이 없느냐고 물었다. “아직은 없다”고 하면서 “생기겠지요”라고 대답했다. 어쨌거나 안타깝다.

대안공간이 서울에는 많다. 전국적으로 보면 6,70개 정도 된다고 한다. 지금 수원은 없다.

▲ 새롭게 발돋움 되어진 작품

다 빈 점포이었고 골목 안이 우범지대였고 떠나고 싶은 마을이었다. 당시 행궁동은 청년들이 없었기에 마을에는 노인들만 있었다. 그런 지역에 신진작가들이 어느 정도 올라설 수 있는 기반을 비빌 언덕이 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었다. 지역의 예술가들과 함께 지역 활성화에 대한 대안을 찾아보기 위한 목적으로 이런 활동을 처음부터 생각을 하고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비영리 공간을 만들어 계속 작가들, 젊은 친구들을 전시하게 하고 한 해에 150회 정도 전시했는데 단체전까지 하면 연 200명 정도 와서 전시했다. 15년간 2500명 정도 거쳐갔다. 그런 인원들이 계속 전시를 하면 그에 딸린 가족 친구들 지인들이 전시 관람을 오도록 한다면 엄청난 숫자이다. 계속 와서 품어내게 해야 하는데... 그것을 개인이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개인이 하기는 역부족이다. 개인이 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느낀다. 비영리 목적으로 이렇게 키워왔던 이윤숙 대표에게 경의가 느껴진다.

 

이제는 관에서 시내에 있는 미술관들을 이용 기획 전시를 계속하면서 지역 작가들을 발굴하면서 신진작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커 갈수 있도록 창을 열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에 외부에서도 수원을 찾게 되고 수원에 와서 활동도 하게 되면서 수원을 알리게 된다. 수원이 문화도시라는 것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창이다. 그런 계획을 시각예술 쪽으로 행정 지원과 예산 지원을 해서 일을 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 행정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관에서 민간에게 행정적인 도움을 주어 이런 비영리 공간들이 속속 생겨나서 그동안 대안공간이 하던 일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겠다.

▲ 자신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들

수원이 문화적으로 핫한 도시였다. 샘물 같은 공간이었다. ‘누리고 있는 자는 그 귀함을 모른다. 잃어봐야 느낀다’는 말이 실감 난다. 화성이라는 문화유산 안에 마을 삶에 역사가 있는 화성이 돋보이려면 이 마을도 화성에 걸맞는 마을이 되어야한다. 삶의 오랜 궤적과 이런 역사들이 그대로 보존되면서 거기에 예술이 접목되면 개발이 안되는 대신 퀄리티로 갈수 있는데 그래서 대안공간을 만들었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집에형제들이 허락한 했기에 그렇게 할 수 있었다. 많은 생각과 계획을 가지고 무한한 가능성을 말하는 이윤숙 대표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쪽으로 짠한 섭섭함이 느껴졌다.

 

“조각가 이윤숙으로 불러 주세요. 열심히 작업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이윤숙 작가는 시대의 선각자이며 여성운동가였던 나혜석의 모습을 꿈꾸며 주어진 현실 앞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9월에 있을 2019 슈룹 국제 무경계프로젝트 온새미로 준비와 10월 25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릴 서울 국제 조각 페스타 2019 Time will tell you를 준비하면서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다.

공동취재:유은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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