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텃밭 속에서 배우는 흙의 진실

▲ 농장 정문으로 들어서면 광활한 신천지가 보인다.

주말농장이라는 말이 우리에게는 이제는 매우 익숙하다. 가족과 함께 참여하고 즐기며 느끼는 것은 곧 가족사랑이다. 바쁘고 복잡한 도시 한복판을 떠나 외곽에 자리잡은 자그마한 주말농장은 도시인들에게는 잠시 휴식의 터전이고 자연을 살피는 삶의 원천이기도 하다. 

집에서 가까운 외곽의 주말농장의 텃밭 세 평을 얻어 작물을 경작하고 있다. 수원시와 화성시가 만나는 곳에 이렇게 넓은 밭과 논이 아직까지 있다. 농장주인은 이중 상당 부분을 일반 시민들에게 대여했다. 세 평의 비옥한 땅이 이렇게 가치있는줄 몰랐다. 

경험은 없지만 가끔 농장에 들르는 일이 이제는 심심치 않은 일상이 되어 버렸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수 많은 주말농부가 텃밭에 몰려든다. 고추, 가지, 호박, 토마토, 상추 등 좁은 곳에 촘촘히 심고 보니 먹거리가 가득했다.

모두가 여름 이른 새벽에도 직장으로 출근하기 전 부지런하게도 이곳을 들른다. 옷도 일상의 옷이 아닌 전형적인 농부의 옷차림이다. 장화를 신고 장갑을 끼며 간단한 농기구를 한 손에 들고 있다. 7월초 벌써 상추는 몇 번이나 뜯어 상추 쌈을 먹었다. 시장에서 직접 사서 먹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의 묘미가 있다. 너무 빨리 잘 자라 뜯은 지 며칠만 지나도 또 뜯을 수 있다.

식탁 위에 보물인 상추는 상추 잎의 흰 즙이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해소해 주는 등 11가지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렁주렁 달리는 고추를 보며 자연은 거짓이 없음을 알게 된다. 방울 토마토 역시 따온 것을 먹으니 맛이 색다르다.

▲ 토마토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보셔요? 힐링이 됩니다.

유해 비료가 들어가지 않은 무공해 순수 농산물인 셈이다. 우리 주말 농장의 토마토 나무도 처음에는 줄기와 가지가 무성만하고 열매는 아주 작은 것만몇 개 정도 매달려 있었다. 옆의 토마토는 열매가 견실하게 잘 매달려 있었는데 너무도 비교가 됐다. 경험이 없는 탓에 주말농장의 원 주인에게 물어 보니 처음 자랄 때 작은 애기 순을 미리 따줘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

▲ 수줍어하는 수많은 고추들

그걸 몰랐던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잘라 주어야 한다”고 손수시범을 보였다. 뒤늦게 순을 따주니 그 후 열매가 주렁주렁 맺히기 시작했다. 가지가 잘 뻗어나도록 길을 만들어 주고 지주대를 꽂아 세워 주어 가지가 올라가도록 해보니 제법 모양도 그럴듯했다. 2,3일만 지나도 자라는 모양이 확연하게 달랐다.

▲ 상추를 뜯어 낸 후의 모습이지만 또 돋아 납니다.

작물의 특성을 잘 알아야 어떻게 재배해야 하는지도 알게 된다.  하나 하나 배워가는 과정이 새롭기만하다. 역시 흙은 솔직하기에 거기에서 ‘흙의 진실’을 배우는 것 같다. 매달린 가지를 보니 앞으로 크게 기대된다. 

몇 개 따서 반찬을 만들었다. 아리지 않고 맛이 괜찮았다.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무더위이지만 검푸른 주말농장의 여러 작물은 꿋꿋하게 자라고 있다. 코로나19로 이동이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작은 농장에서의 일과로 계절의 변화를 체험하는 일도 괜찮은 일인 것 같다. 코로나19가 여기는 존재하지 않는 별천지 같다.

저작권자 © 광교IT기자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