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쉼과 힐링이 넘치는 곳으로 가자! 아자 자!

▲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연일 발표되는 일일 감염 확진자 수가 위험과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오갈 데 없는 무력감에 빠졌다. 기자 역시 집에만 있을 수 없어 배낭을 메고 16일 약간 늦은 시간에 광교산을 향해 출발했다. 한해 600만 명이 찾는다는 광교산은 명산 중의 명산이다. 코로나 19로 그 누구와도 함께 가기가 껄끄러웠다.

경기대 입구 반딧불 화장실 앞엔 늘 사람들이 붐볐던 곳이었지만 사람들은 볼 수 없었다. 수려한 주변의 경치, 저수지의 푸른 물, 꽃냄새가 물씬했던 지나간 봄의 향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서서히 차를 몰고 광교 종점에 다다랐다. 잘 가는 보리밥집으로 갔다. 가장 시원한 곳으로 자리를 잡은 후 보리밥을 시켰다. 혼자 먹는 밥이어서 지난번보다 맛이 별로였다. 덥더라도 이제 서서히 움직여 보자.

▲ 광교산이 시작되는 곳임을 알리는 표지석.

조금 걸으니 광교산 입구라는 이정표가 뚜렷하게 보였다. 긴 장마 덕분에 물소리가 요란했다. 가을을 재촉하는 벌레 소리, 간헐적으로 돌려 오는 비행기 소리 등 여름의 정취는 이만하면 괜찮았다. 등산 경험이 많지 않은 기자는 광교산 안내도 앞에서 등산코스를 살폈다. 맨발로 걷는 길, 이 길은 저절로 지압을 위한 걷는 길이었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커다란 안내문을 읽었다. 특별단속기간은 2020년 6월12일부터 9월 7일까지였다. 야영, 취사, 폐기물 버리는 행위, 행락, 세탁, 목욕, 수영 등이 철저한 규제사항이었다.

▲ 물소리, 벌레 소리, 비행기 소리, 초가을의 정취를 느낀다.

수호초 밭이 보였다. 이제부터 광교산 야생동식물 도감이 펼쳐졌다. 먼저 수원을 대표하는 청개구리, 새매, 말똥가리, 흰물떼새, 노랑 부리 저어새, 수원 땅거미, 삵, 매화말발도리, 분취 등에 대한 설명 안내 팻말이 있었다. 시간이 오후여서 그런지 올라가는 사람보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근사하게 꾸며진 지붕이 멋있는 곳, 바로 화장실이었다. 주변환경과 아주 잘 어울렸다. 수원하면 화장실 문화를 손꼽는다. 예술적 감각이 살아 있었다. 산지 정화 보호구역 안내문, 대상은 광교산, 팔달산, 칠보산인데 1991년 4월 2일에 지정이 되어 있었다. 또다시 펼쳐지는 26개나 되는 광교산 야생동식물이 펼쳐졌다. 소나무, 진달래, 수달, 원앙, 논병아리까지... 이제 갈림길에 다다랐다.

왼편은 노루목, 오른편은 토끼 재(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산 116)로 가는 길이다. 토기 재로 가는 길은 경사가 급하다. 그래서 짧고 굵은 등산코스로 일컬어진다. 거리는 가까워도 힘이 들고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을 지나고 오가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

▲ 토끼 재 방향 0.54km나 남아 있다.

나 홀로 걷는 계단 위에는 온갖 부스러기 낙엽이 가득했다. 이어서 더 심한 경사길, 땀이 비 오듯 흘렀다. 그래도 운동이 제일이고 여기는 코로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청정지역이 아닌가! 요란한 물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힘은 들고 땀은 났지만, 그래도 기분은 상쾌했다. 숲이 우거져 초록색보다 더 진한 검푸름이었다. 아까와는 달리 혼자 내려오는 남자, 여자들이 보였다. 오히려 그들에게는 땀 흘림보다는 여유로움이 보였다.

▲ 백두대간 13개 정맥 중 하나인 한남정맥(총 도상거리 192km)이다.

목적지인 토끼 재를 목전에 두고 힘이 들었다. 목적지에 다다르니 또 다른 등산코스가 유혹해왔다. 대부분 계단이어서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단련시키는데 제일 좋은 운동이었다. 광교산 등산코스는 1.6km의 가벼운 산책 정도의 쉬운 코스도 있고 12.8km에 이르는 경기대에서 지지대까지의 어려운 코스 등 다양했다.

잘 다듬어진 등산로는 산을 오르는 시민들에게 무엇보다 편안함을 주었다. 6코스인 억새밭이나 7코스인 통신대 헬기장까지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하산했다. 내려오는 길에 올라갈 때 스쳐 간 곳에서 다시 한번 머무르며 황홀한 광교산의 경치에 흠뻑 빠져 보았다. 혼자보다는 두셋이 가면 힘도 덜 들고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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