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오전10시, 만석코트에 86세 최고령도 함께한다

▲ 오래간만의 만남이 반갑고 기쁨이 서렸다.

스포츠를 즐기는 마니아들에게 기분 좋은 소식이 전달됐다. 코로나 19 감염 확진자가 쉴 틈이 없어 그동안 스포츠를 사랑하는 동호인에게 마음고생이 보통 심한 것이 아니었다. 다행히 지난주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로 낮춘 덕분에 수원시의 실내 공공 체육시설(23개소) 가 14일부터 제한적 개관을 했다. 이용 인원의 50% 범위 내에서 수원시민 만이 이용할 수 있었다. 실외 체육시설 172개에서 지난 9월 29일부터 개방하다가 폐쇄, 개방을 반복했다.

▲ 철저한 코로나 19 예방을 위한 방역수칙

14일 수요일 전날 이순 테니스회(60세 이상 수원시민으로 구성된 테니스 모임, 동호회)의 회장으로부터 “14일 10시부터 테니스를 할 수 있으니 참석해 달라”는 문자와 함께 꼭 신분증을 지참하고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부탁했다. 당장 답장으로 “참석 가능”이라고 하니 “감사합니다”라는 답신이 왔다. 그동안 이순 테니스회 회원(최하 70세, 최고령 86세)들을 한참 동안 만나지 못했다. 근황도 무척 궁금하고 특히 건강 상태가 궁금했다. 10시 5분경 만석 테니스 코트의 입구에 다다르니 코로나 19 방역지침이 엄청나게 강화된 게시물이 눈을 끌었다. 일단 쭉 읽어 내려갔다. 조금 멀리 테니스공이 탄력 있게 튀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난번 시에서 면을 말끔하게 공사하고 주변 펜스 역시 깔끔하게 손질한 터라 이만하면 수원시립 테니스장으로 손색이 없었다. 이미 두 면에서 우리 동호회가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단골 개인지도를 받는 팀들도 신나게 경기를 하고 있었다. 조금 늦게 들어온 회원들은 의자에 앉아 다음 순서를 기다렸다. 10시가 넘어 11시가 가까워지자 회원 수는 11명이 됐다. 주먹으로 인사를 나눈 후 그간의 안부를 물었다.

▲ 기본 자세는 영 아니어도 노련미는 넘쳤다.

최고령인 천천동에서 오는 결석이 없는 장모 86세 회원도 건강한 모습이었고 75세 이상 전국 대회 준우승자인 김모 회원도 변함없는 건강을 과시하고 있었다. 오늘 이곳에 모인 회원들 대부분이 테니스 없이는 못 사는 테니스광이었다. 특히나 자전거에 도구를 싣고 테니스장을 오가는 열정이 남다른 회원도 네 명이나 된다.

조원동에서 빠짐없이 참석하는 박 모(남, 79세) 회원은 한동안 위 수술을 해서 병상에서 수개월 동안 지냈는데도 이제는 거뜬하여 테니스에 열심을 내고 있다. 조심은 하고 있지만 모임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참석한다. 전직 교장 출신인 김모 회원은 삼일상고에서 가르쳤던 국가대표 정현 선수의 스승이다.

그 당시 정현 선수가 주목을 받는 선수여서 스승이 자극을 받아 삼일상고 테니스코트에서 라켓을 잡은 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도 라켓을 놓지 않고 있다. 회원들 모두가 저마다 테니스를 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가 있다. 복식경기를 하고 있던 어떤 회원은 불편해서인지 마스크를 쓰지 않아 강력한 주의를 받기도 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경기하면서도 큰소리를 지르지 않았고 대화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평일이면 직장인들이 많지 않아 한가롭고 여유 있게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 만석 테니스코트 주변은 가을 단풍으로 절정을 이루고 있다.

 

따스한 햇볕에 바람까지 잔잔하여 최고의 날이었다. 주변의 단풍잎이 보이며 멀리 보이는 자연환경이 아름다워 힐링이 되고 마음이 탁 트였다.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리는 느낌이었다. 만석 테니스코트는 수원시의 자랑인 시립코트로 공휴일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지역사회로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관리 또한 전문관리인을 두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과 청결 유지에 특히 힘쓰고 있다. 12시 30분경 가까운 식당으로 이동했다. 오늘은 오래간만에 모였기 때문에 삼겹살을 먹었다. “올해에는 코로나 19로 자체대회를 못 해 아쉬운데 혹시라도 11월 중에 자체대회를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누군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 말을 들은 모든 회원이 동의했다. 11명 모두가 식사를 즐기며 1시 30분경에 해산했다.

필자는 테니스장 주변이 너무 아름답고 쾌적하여 주변 만석공원을 산책했다. 코로나 19의 위험으로부터 해방된 많은 사람이 단풍을 즐겼고 따스한 가을을 즐겼다. 공원에서 식사를 하는 틈에 끼여 이유 없이 짖어내는 강아지의 모습은 가족의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광교 노인복지관이 언제 정상화되어 헬스, 탁구, 바둑과 장기, 당구가 가능할까 몹시 기다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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