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현 개인전

2020. 12. 3(목)-12.9(수) 예술공간 봄 1전시실에서 임동현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평면 회화 작업을 하는 임동현 작가의 작품전은 일반 작가들의 작품과는 다른 무엇이 있다.

 

▲ 밥의 거리.

"이번 전시 제목은 거리·밥인데 거리에서 풍류를 즐겨야 할 분들의 삶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고자 전시를 하게 되었다. 또 한 측면으로는 밥의 차이를, 밥의 간격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쉽게 사람들이 밥을 꼬박꼬박 찾아 먹지만 밥에도 거리가 있다. 물리적인 거리와 장소의 거리를 같이 얘기하고자 '거리·밥'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하게 되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 생존 거리 (나무에 목탄).

20여 점 되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대표작 '동작 감정'이라는 그림은 사람이 밥 먹는 동작이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에도 감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같이 밥을 먹기는 하지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냥 끼니를 때우거나 집어넣는다는 의미로 슬픈 느낌이 드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동작 감정'이라는 제목으로 그림을 그리게 됐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느낌에 따라서 작품 소재를 달리한다. 어떤 경우에는 판화를 파서 그리고 어떤 때는 유화로 할 때도 있고 그 등장인물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쓴다. 임 작가의 그림의 공통적인 소재는 스크래치(긁기)이다. 내가 직접 긁기도 하고 긁힘을 당하기도 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판화를 파는 것도 긁는 것이고, 또 그림을 다 그린 다음에 완성한 후에 긁어서도 표현했다. 그러한 것이 삶에 녹아 있는 긁힘, 이런 것들을 표현하고자 했다. 사람의 삶이 살아오면서 머릿속에 크고 작은 긁힘이 있다. 그것을 그림을 그리면서 보여 주려고 하고 있다.

▲ 어디 뒀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상처나 음식 그런 것을 표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런 흔적을 사람이 손으로 직접 제작한 것이다. 비벼서 그렸는데 비빌 때마다 그 느낌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그림을 다 그린 다음에 그린 경우에는 칼로 파내고 다시 종이를 대고 비빈다. 예를 든다면 나무로 조각을 해놓은 다음에 그 위에 놓고 비빈다. 그러면 특유의 기법이 나온다.

또 하나 작품의 특징은 책이다. 3년 전에 만난 분과 인터뷰를 하고 책으로 만들어서 도서관에 들어가게 했다. 책 안에 있는 그림은 한쪽 면에는 나무판에 조각해서 비비거나 판화로 찍었다. 프로타주로 나무판에 한 것을 그 위에 연필로 문질러서 찍은 것도 있다. 한 면은 그림으로 제작하고 한 면은 구술서로 이야기를 담았다. 이서순 할머니의 삶을 보면 계속 힘들게 청소하는 일만 해왔다. 책 제목은 '이서순, 같이'이다. 이서순 님이 구술하고 임동현이 기록하는 형식의 두 명의 작가가 나온다. 쉼표를 쓴 것은 누구나 다 쉬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미에서 그렇게 붙여 제작했다고 한다.

▲ 굽이굽이.

할머니의 삶이 궁금해서 그림으로 이야기로 제작한 것이다. 할머니랑 2018년도에 할머니 목소리로 전시를 했는데 3년이 지난 지금에 다시 전시하게 되었다. 삶이 청소라는 힘든 일로 점철되었던 할머니의 삶을 모든 사람에게 알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표현했다. 현재 국립 중앙도서관에 들어가 있다.

▲ 작가 임동현 개인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같은 인간이면서 인간적인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그런 내용의 시를 읽고 충격을 받아서 인간이 인간다움을 찾아가는 그런 작업을 하고 있다. 필요한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전시이다.

사람의 모습 모습에서 작업에도 인간의 많은 얼굴을 갖고 있지만 차별받고 있는 인간들의 모습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임동현 작가의 전시회이다. 한 번쯤은 가 볼 만한 전시회이다

공동취재 : 유은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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