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마을, ‘연인의 길’과 ‘산수유 둘레길’ 조성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16일(화),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산수유꽃을 만나러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산수유마을을 반가이 재회했다.

▲ 마을에서 운영하는 숙박시설인 ‘한옥 산수유 사랑채’ 앞 주차장.

산수유마을에는 4월 초 산수유꽃이 만개한다. 이곳은 마을 어귀에서부터 두 갈래로 나뉜 ‘연인의 길’과 ‘산수유 둘레길’이 있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숙박시설인 ‘한옥 산수유 사랑채’에서는 한옥체험을 할 수 있다.

그동안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최근 한결 따뜻해진 기온으로 백사면의 산수유가 흐드러지게 만발하지는 않았지만, 꽃망울을 터뜨려 상춘객들은 꽃을 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봄을 만끽했다.

▲ 옛 선비의 마을 도립리.

이천시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산수유꽃축제를 취소했다. 코로나 19 감염 확산으로 외부 출입을 자제하던 시민들도 산수유꽃을 구경하며 답답한 마음을 달래는 모습이었다.

백사면 도립리·송말리·경사리 일대를 아우르는 산수유나무는 줄잡아 1만 그루 정도다. 그중에서도 도립리 마을은 수령 100년이 넘는 산수유나무 수천 그루가 밀집해 있어 이천 산수유마을을 대표한다. 가장 오래된 나무는 수령 500년에 가깝다. 마을 안쪽까지 1㎞도 되지 않아 마을 초입에서부터 걸어가는 것도 좋다.

▲ 백사 산수유마을 둘레길 연인의 길.

산수유마을은 조선 시대 중종 14년(1519년) 기묘사화 당시 화를 피해 낙향한 신진사류 엄용순 등 선비 5명이 느티나무를 심고 ‘육괴정’이란 정자를 짓고 산 데서 유래한다.

인근에는 천연기념물 제381호인 반룡송과 수령 250년의 희귀종 백송(천연기념물 제253호)이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을 뒤편 원적산(634m)과 그 아래 자리한 영원사 주변도 볼 만하다.

산수유축제는 지난 2000년 시작되었으며, 백사면 도립리, 송말리, 경사리 일원의 산수유 군락지에서 산수유꽃을 주제로 상춘객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한마당이며, 백사 추진위원회가 산수유꽃축제를 개최한다.

도립리 산수유나무는 100~500년 수령의 자생군락지로 3월 말~4월 중순에는 노란 꽃망울을, 가을이면 곱고 빨간 열매를 맺는다. 이천 산수유마을은 수도권 최대 산수유 군락지로 꼽히는 곳이다.

내한성이 강하고 이식력이 뛰어나 진달래나 개나리, 벚꽃보다 먼저 개화하는 산수유나무는 시원한 느낌을 주는 수형과 수려한 열매로 조경수로서의 가치도 높으며 노란색의 꽃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 ‘연인의 길’ 산수유꽃길에서...

산수유꽃은 세 번 핀다. 꽃망울이 벌어지면 20여 개의 샛노란 꽃잎이 돋아난 뒤 4∼5㎜ 크기의 꽃잎이 다시 터지면서 하얀 꽃술을 수줍게 드러낸다. 산수유나무는 가지 끝에 우산살처럼 꽃자루가 펼쳐지고 그 끝에 작은 꽃이 피어난다. 산수유 열매는 피로 해소, 식욕 증진 등에 효험이 있는 한약재로 이곳 주민들에게 주요 수입원이 되고 있다.

▲ 육괴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주위에 느티나무와 산수유나무를 심은 것이 마을의 시조가 되었다.

한편 조선 중종 시절, 조광조를 따르던 엄용순이라는 선비가 기묘사화를 피해 이곳으로 낙향했다. 그와 뜻을 같이한 다섯 명의 선비(김안국(金安國)을 비롯하여 강은(姜濦)·오경(吳慶)·성두문(成斗文)·임내신(任鼐臣))와 함께 이곳에 육괴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주위에 느티나무와 산수유나무를 심은 것이 마을의 시조가 되었다. 육괴정과 느티나무를 뒤로하고 원적산 자락으로 다가가면 돌담과 함께 줄줄이 서 있는 산수유나무 군락으로 들어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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