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냄새가 물씬 풍기는 12월 16일,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수원서예박물관 내의 여민동락(與民同樂) 카페에서 금번 전국노인서예대전에 작품을 출품하여 입선한 조무광 어르신을 모시고 수상 소감과 함께 말씀을 들어봤습니다.

Q : 광교노인복지관에는 어떻게 오셨나요?

저는 대학교수로 37년간 봉직하고 2010년 정년퇴직 하였습니다. 현재 자녀들이 서울에 거주 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의 권유에 따라 공기 맑고 교통이 편리한 광교에 제 보금자리를 마련했지요.

광교이주자택지 1블럭(경기대 후문 인근) 지역에 토지를 매입하여 건축한 후 금년 3월에 이사 왔습니다.

제가 서울에 있는 자녀 집에 기거하면서 글도 쓰고 소일거리로 서예를 하고 싶어서 구로구청 주민자치센타 서예반에 수강 등록하였습니다. 선생님이 한글서예를 잘 가르쳐주고 제 자신 한글서예에 대해 관심도 많고 해서 이렇게 한글서예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광교로 이사한 직후 서예를 계속 배울 수 있는 기관으로 광교노인복지관을 찾게 되었습니다.

▲ 여민동락 카페에서 조무광 어르신 (사진 좌측)과 기자

Q : 복지관에서 시행 중인 평생교육프로그램은 어떤 것을 듣고 계신지요?

제일 먼저 서예 프로그램을 신청하였으며, 이후 부채에 글씨만 써서 친지에게 선물한 적이 있는데 운치가 없는 것 같더군요. 난을 추가로 그려 보내면 좋을 것 같아 사군자반에 수강신청하여 문인화도 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어 프로그램도 신청하여 현재 3과목을 배우고 있습니다.

Q : 서예대전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제 전공이 산업디자인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습자반 선생님께서 저에게 그림에 소질이 있다고 칭찬해주셨고, 저 자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으며 또한 잘 그렸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서예를 배운 기간은 3년입니다. 짧은 습득기간이지만 서예에 집중 몰입을 하여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배우는 기간 중에도 휘호 대회에 수차례 참가하여 입선한 경력도 있습니다. 금번 서예반 선생님의 출품 권유에 따라 제가 쓴 윤선도의 오우가에 낙관을 찍어 출품한 작품이 입선되었지요.

저의 입선 소식을 접한 서예반 선생님께서 저에게 문자를 보내시며 참 좋아하시더군요.

▲ 전국노인서예대전 입선 작품, 윤선도의 오우가

Q : 수상 소감에 대해 말씀 해주세요.

특별한 수상 소감이 있겠습니까만 수상하고 나서 서예반 동료들에게 “여러분들은 저하고 똑같은 실력입니다. 내년 1년간 열심히 배워서 꼭 함께 출품해봅시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저의 조그마한 입선 수상이 광교노인복지관의 영광이고 서예반의 영광이 되었으면 합니다.

Q : 복지관에 대해 한마디 해주세요.

저는 복지관에 다닌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습니다. 외부에서 생각했던 복지관에 비해 광교노인복지관은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첫째, 환경이 좋고 둘째, 직원들이 친절하고 혼신을 다해 일하는 것 같습니다. 셋째, 프로그램이 다양해서 좋습니다. 좋은 프로그램이 많아 서예반 외에 사군자반에서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서예반의 경우 고급반까지는 아니라도 초급반에서 한 단계 상향된 중급반이라도 개설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또한 일본어반에서 일본어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교수로 재임 시 1년간 일본 교토대학 교환교수로 가 있을 때 전국 투어를 하면서 그 자리에서 후지산 등 일본풍경을 먹으로만 스케치해 개인전을 열어 호평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수원에서도 경치 좋은 광교뿐만 아니라 수원화성 등 풍광 좋은 곳과 문화유산 등을 스케치해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서예박물관을 돌아보니 한자서예도 좋지만 한자는 우리 문자가 아니기 때문에 한글서예가 보다 많이 출품되고 한글서체도 좀 더 다양하게 발전시켰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입선한 작품 윤선도의 오우가는 한글서체로서 ‘궁서흘림체’입니다.

수채화 유화를 많이 그렸지만 서예를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흰색의 종이에 먹물을 던질 때 번져나가는 느낌이 내 정서에 맞는 것 같습니다. 서예나 사군자에 몰입하는 것이 너무 즐겁습니다.

타고난 재능과 뜨거운 열정으로 혼신을 다한 어르신의 삶의 흔적! 37년간 디자인 교육을 통한 후학양성, 디자인 이론 체계 확립 및 활성화에 공헌, 우리 전통문화의 세계화와 국제교류에 활발한 기여, 디자이너로서의 왕성한 작품 활동과 산·학·관 협동 프로젝트 등 어르신의 왕성했던 활동이 놀랍다.

광교노인복지관에서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평생교육프로그램 서예를 수강하고 작품을 출품하여 입선 수상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조무광 어르신의 아호는 여산((麗山)이다. 어르신의 스승께서 이렇게 뜻풀이하였다. 학덕과 인격이 높고 그 문체가 아름답게 빛나는 산과 같은 사람!

고희(古稀)에 접어든 어르신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산업디자이너에서 서예가로 변신하여 광교 노인복지관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 어르신의 열정에 대해 찬사를 보내며 내내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조무광 어르신은 교육대학 2년, 초등학교 교사로 2년 근무하고 다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하여 산업디자인 전공 후 부산여자대학교(현 부산 소재 신라대학교) 교수로 부임하여 37년간 교수로 재임하면서 예술대학장과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개인전 7회 등 활발한 작품활동도 벌였다.

공동취재 : 유은서부장, 김영기기자. 정리 :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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