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love is ti receive a glimpse of heaven.

내가 다니고 있는 노인복지관 2층 화장실에 이런 좋은 글귀가 붙어 있다.

“사랑하는 것은 천국을 살짝 엿보는 것이다. (To love is to receive a glimpse of heaven.)"

▲ (출처:pixbay)

'사랑한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것이다. 사랑의 대상이 무엇이든 사랑하는 사람은 마음이 참으로 진실 되고 풍요로워 진다. 그 대상이 이성일 때는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좋아진다.

결혼 전 집사람과 뜨겁게 연애하던 시절, 나는 서울에 있고 집사람은 강원도 양구 최전방 우체국에 체신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니 더 보고 싶고 더 그리웠다.

둘이서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전화 뿐이었다. 그래도 다행스러웠던 것은 상대가 우체국 직원이어서 요금이 아주 적었다. 그 때는 시외 전화를 교환원에게 신청해서 걸곤 했는데 얼마나 자주 했으면 전화국 교환원들에게 소문이 나 전화상대를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걸어 줄 정도였다. 가끔은 짓궂은 교환원이 양구 불러 드릴 까요? 라며 놀려대기도 했지만, 난 그것이 더 좋았다. 사랑이란 어려움이 있으면 더 단단해지는 법이니까.

그 때는 요즘 같이 교통수단이 편리할 때가 아니어서 4시간이 걸려야 겨우 아내가 있는 곳까지 오갈 수 있었지만 자주 아내를 만나러 갔다. 오후 3시쯤 아내를 만나면 양구 들어가는 시외버스 마지막 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 식사는 물론 눈도 제대로 맞출 시간이 없었다. 안부만 확인하고 서둘러 버스에 오르는 것을 보고 섭섭하게 헤어지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의 만남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 짧은 만남이 나에게는 천국을 맛보는 시간이었으므로.

겨울에는 눈이 하도 많이 오는 고장이라 눈 때문에 버스가 없어 만남을 이루지 못할 때도 여러 번 있었다. 얼마나 아련하고 그립던지....... 그 때의 일을 기억하면 지금도 행복한 웃음이 절로 난다.

사랑을 하는 것은 천국을 살짝 엿보는 것이 아니라 천국을 살짝 경험해 보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오늘도 화장실 앞에서 이 글귀를 보며 과거를 회상하고 있노라면 기분이 절로 좋아 진다. 그리고 오늘 하루도 천국을 살짝 엿보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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