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구 부국 원에서 수인선에 얽힌 진솔한 이야기 체험

수인선을 타는 사람들이 정겹다.
수인선을 타는 사람들이 정겹다.

팔달구 향교로 130, 교동에 위치한 수원 구 부국 원에서는 48일부터 88일까지 수인선 협궤열차의 기억이라는 수원학 구술 총서 발간기념 수원 시정연구원과 수원 구 부국 원 연계전시를 열고 있다. 수원시는 수원 시정연구원을 통해 2003년부터 작년까지 구술을 바탕으로 근현대 증언록을 발간했다.

수인선을 타고 생선을 팔러 다니던 행상
수인선을 타고 생선을 팔러 다니던 행상.

이곳에 수인선 협궤 열차의 기억, 수원철도기관사 등 2권의 책을 전시하고 있다. 하나는 7명의 구술자가 수인선에 얽힌 경험담을 털어놓은 책자이고 또 하나는 수원철도기관사라는 책으로 3명의 구술을 바탕으로 책을 만들었다. 전시된 사진 30여 점은 수인선에 얽힌 애환과 삶의 진솔함이 깃들어있다.

생선장수가 유난히 많았던 수인선 열차
생선 장수가 유난히 많았던 수인선 열차.

7명의 구술자가 협궤열차인 수인선에 얽힌 내용을 말하고 있었다. “저는 어제저녁에 인천에서 사 온 생선을 아침 내내 정신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팔러 다니고 그랬어요” “12시쯤 야목역에서 수인선을 타고 수인역(남 인천역)에서 내려서 일을 봤지요” “사리역에서 수인선 타고 수원으로 출근하러 가는 길에 직접 농사지은 과일들을 들고 가서 매산 시장 상회에 팔았어요삶의 주인공의 생생한 목소리를 실감 나게 들을 수 있다. 그 시절 과거를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수원 구 부국원(富國園)은 일제 강점기 농업에 관한 여러 물건을 판매하던 일본인 회사였다. 그런데 3년간의 복원과정을 거쳐 2018년 근대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등록문화재 제698)

 

 그 유명했던 소래포구의 모습(출처 1990년 수원박물관)
 그 유명했던 소래포구의 모습(출처 1990년 수원박물관).

수인선 협궤열차는 철로 궤도 간격이 표준궤간 1,435mm보다 좁은 협궤열차이다. 궤도 간격이 762mm에 불과하고 크기가 작고 힘이 약해 보여 일명 꼬마 기차라고 불렀다. 전시장엔 수인선 협궤열차의 생애 1, 2가 게시돼 있다. 생애 1은 열차 17회 운행, 10량의 열차 편성 등 호황을 누렸던 시기를 소개하고 있다. 생애 21970년대 이후의 산업화시대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구간의 폐선, 적자가 심한 상황, 마지막 운행을 마칠 수밖에 없는 사연 등을 소개하고 있다.

수인선 승강장 모습
수인선 승차장 모습.

1937년 일제가 설치한 수인선은 수원과 인천을 오가는 철도로 서해안의 천일염, 쌀을 일본으로 실어 내기 위한 수탈 열차였다. 그 후 해방 이후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느림보 협궤열차는 2020925년 만에 표준궤 최첨단 복선전철로 돌아왔다. 크기가 작은 열차라도 그 열차 안에는 묵직한 삶을 싣고 달렸다.

1937년 개통 당시 수인선 노선도
1937년 개통 당시 수인선 노선도.

갯벌에서 잡아 온 조개 하며 수인선을 타고 인천 배다리 시장에 참외를 팔러 가던 농사꾼들의 이야기, 인천 수산물시장에서 생선을 떼다가 팔았던 지동시장 상인들, 돈과 맞바꾸는 쌀, 소금밭 일꾼의 땀으로 만든 소금, 이 모두가 가족을 위한 헌신이었다. 곧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열차였다.

수인선을 타려는 수원고등학교 학생들
수인선을 타려는 수원고등학교 학생들.

여기에 평범한 서민들의 신선한 삶의 추억이 그대로 녹아 있다. 장소가 덜 알려져 찾아오는 사람이 많지 않고 특히 코로나 19로 사람들의 외출이 뜸해져 아쉬움은 있다. 2020년 수인선이 전철로 완전하게 개통되어 자칫 그 옛날의 추억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이 현실이다.

수원 구 부국원 전경
수원 구 부국 원 전경.

지나간 삶의 기억과 지금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것이 가치 있는 역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모두가 해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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