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토마토가 빽빽이 달렸어요

무성한 잎사귀 사이로 잘 읽은 열매가 보인다.
무성한 잎사귀 사이로 잘 읽은 열매가 보인다.

 

도시인들에게 한 평의 땅만 있어도 커다란 즐거움이나 행복함이 될 수 있다. 대부분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에겐 한 줌의 흙이 소중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요즘은 주말농장이나 가까운 곳에 땅을 대여받아 텃밭을 가꾼다. 주말농장이라는 말이 우리에게는 이제는 낯설지 않다. 복잡한 도시 한 복판을 떠나 외곽에 자리 잡은 한 뼘의 주말농장은 도시인들에게는 잠시 휴식의 터전이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삶의 고향이기도 하다.

올 처음으로 땅콩을 심었다.
올 처음으로 땅콩을 심었다.

 

필자는 올해도 작년에 이어 집에서 가까운 외곽의 주말농장의 텃밭을 대여받아 작물을 경작하고 있다. 작년의 경험을 살려 평수도 넓혔고 작물의 종류도 조금 더 늘렸다. 한동안 상추가 너무도 무성해 수없이 따다가 먹었다. 특히 자라나는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뜯은 지 며칠만 지나도 또 뜯을 수 있다. 식탁 위에 보물인 상추는 상춧잎의 흰 즙이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해소해 주는 등 11가지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장 주인의 가르침으로 그대로 하니 실패가 없다.
농장 주인의 가르침으로 그대로 하니 실패가 없다.

 

우리 주말농장의 토마토 나무도 처음에는 줄기와 가지가 무성만 하고 열매는 아주 작은 것만 몇 개 정도 매달려 있었다. 옆의 토마토는 열매가 견실하게 잘 매달려 있었는데 너무도 비교됐다. 경험이 없는 탓에 주말농장의 원주인에게 물어보니 처음 자랄 때 작은 아기 순을 미리 따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걸 몰랐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잘라 주어야 한다고 손수 시범을 보였다. 뒤늦게 순을 따주니 그 후 열매가 주렁주렁 맺히기 시작했다. 워낙 번식력이 강해 정신없이 자라났다. 지금은 방울토마토와 오이, 가지를 따 온다. 특히 방울토마토는 작은 가지에 빽빽하게 무수히 달린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유해 비료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장, 즉석에서 먹어도 고소하고 맛이 좋다. 올해는 땅콩을 심었는데 아직은 수확 철은 아니다. 고추, 가지, 호박, 방울토마토, 오이 등 좁은 곳에 촘촘히 먹거리로 가득하다.

바람이나 비에 쓸리지 않도록 지주대를 세우는 일이 어려웠다.
바람이나 비에 쓸리지 않도록 지주대를 세우는 일이 어려웠다.

 

2만 평이나 되는 농장에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부부 가족이 모여든다. 대부분 농사 경험이 많은지라 파종 시기부터 시비하는 것, 물주기 등 노련함이 엿보인다. 그들은 새벽이나 저녁에 장화를 신고 장갑을 끼며 간단한 농기구를 한 손에 들고 있다. 주렁주렁 달리는 고추를 보며 자연은 거짓이 없음을 배우게 된다. 하나하나 배워가는 과정이 새롭기도 하고 신기롭다. 역시 흙은 솔직하기에 거기에서 흙의 진실을 배우는 듯했다.

 

흙의 진실을 배우는 인생 공부.
흙의 진실을 배우는 인생 공부.

 

어제도 저녁에 밭엘 갔었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무더위이지만 검푸른 주말농장의 여러 작물은 꿋꿋하게 자라고 있었다. 모두가 코로나 19로 이동 역시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작은 농장에서의 일과로 계절의 변화를 체험하는 일도 괜찮은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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