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공간 봄에서 일요일 두 번 입 두 개 집하나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박형렬, 신미정, 안성석, 이윤숙, 로베르토 프레이타스, 오 그리보, 호르에 이달고, 그리고 나호연, 라켈 셈브리 이렇게 10명의 작품전시가 열리고 있다.

724일부터 817일까지 전시된다.

이 전시는 오프라인 전시와 믐 랩의 메타버스(metaverse)로 연결된 전시이다.

전시장에 가서 작품 감상을 하고, 또 메타버스로 보기도 하면 전시효과가 배나 커질 것 같다.

지하 전시장에서
지하 전시장에서.

() 라켈 셈브리가 2010년 수원 금보 여인숙 외벽에 남긴 벽화 <황금물고기>2020년 행궁동 도시재생 사업으로 지역주민들의 손을 거쳐 다시 회복되었다. ‘일요일 두 번 입 두 개 집 하나는 이 벽화 복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정 무엇을 전달하기 위함인지 되묻는다. 이 물음에서 시작한 이번 전시는 박형렬, 신미정, 안성석, 이윤숙, 로베르토 프레이타스, 오 그리보, 호리에 이달고 그리고 고인이 된 나호연, 라켈 셈브리의 작업으로 특정한 혹은 보편적 시간이 순행하거나 역행하는 방법의 내재율에 따라 유의미한 여정에 도달하고자 한다. 전시 제목은 합창의 한자가 획을 풀어 나눈 이름으로 서로 다른 존재들이 동시에 소리 내어 조화를 이루는 합창의 구조와 마주한다.

 

이번 전시는 방문자에게 특정한 착시와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공간구성을 실험한다. 골목 담벼락에 창작, 훼손, 복원이라는 서로 다른 표현들이 겹친 행궁동 지역의 역사를 투영한다.

황금물고기가 돌아왔다. 그것은 시간의 순행이자 역행,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힘의 마찰이다. 모래더미 비집고 자라난 몸은 과거의 뿌리인가, 미래의 새싹인가.

안성석 - '권할만한 여행'에서 컴퓨터 게임 엔진으로 디지털 3차원 렌더링의 가상세계를 탐험한다.
안성석 - '권할만한 여행'에서 컴퓨터 게임 엔진으로 디지털 3차원 렌더링의 가상세계를 탐험한다.

 

안성석의 권할만한 여행이 임의로 시간 역방향으로 재생된 또 다른 버전을 순행 버전에 이어 상영함으로써 도치 구조에서의 재배열과 재생산이 예술의 주제 의식을 어떻게 확정하는지를 본다.

화면을 뒤로 돌린다는데 흥미를 가진 수원시청 주영훈 보좌관
화면을 뒤로 돌린다는데 흥미를 느낀 수원시청 주영훈 보좌관.

 

수원시청 주영훈 보좌관은 예술공간봄에서 벽화마을을 복원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보았다. 영상이 복원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해서 새롭게 다가온다. 화면을 뒤로 돌리는 방식이 예전에 있던 것들을 복원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는 설명을 듣고, 역시 미술 작품은 설명과 함께 들으면 좀 더 보는 이의 눈이 넓어지지 않나 생각된다라고 말하면서 이 공간이 오프라인도 있지만, 온라인으로도 함께 관람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굳이 오지 않아도 관람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어서 좋다. 나중에 데이터 타고 들어가 봐도 좋을 것 같다. 큐레이터가 이 지역 출신이어서 더욱더 좋았다라고 말했다.

고 라켈 셈브리 작품을 보고....
고 라켈 셈브리 작품을 보고....

 

벽화의 원작자 라켈 셈브리와 복원가 이윤숙, 두 여성 작가가 한 담벼락을 바라보며 대화하는 시차 경험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의 이중창은 타자를 환영하는 예술의 긍정적 울림으로 골목을 울린다.

이윤숙 작가가 한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인터뷰를하고 있다.
이윤숙 작가가 한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0년 행궁동 금보 여인숙에 큰 황금물고기벽화를 그려 행궁동의 이미지를 바꾸어주었던 브라질의 라켈셈브리... 그녀는 안타깝게도 2016년 개발업자가 오면서 행궁동 벽화가 훼손되던 때 브라질에서 아기를 출산하다 그만 세상을 떠났다. 그 후 예술공간봄을 중심으로 행궁동 사람들은 훼손된 벽화들을 복원시켰고 라켈을 기리기 위한 전시를 기획하며 올해는 복원된 큰 황금물고기를 보고 싶어 하는 그녀의 남편 로베르토를 전시에 초대하게 되었다. 그것도 코로나 19로 무산된 지금 그는 최근 코로나를 피해 딸과 함께 산속에 머무르며 행궁동에 못 오는 마음을 대신해 싱그러운 영상 작업을 보내왔다. 기획 전시가 이루어졌다.

로베르토 플레이 스타스 - 작가가 직접 발명한 악기에 시냇물이 연주하는 물소리를 담았다.
로베르토 플레이 스타스 - 작가가 직접 발명한 악기에 시냇물이 연주하는 물소리를 담았다.

 

로베르토 플레이 스타스는 그의 아내인 고 라켈 샘브리를 추모하는 퍼포먼스를 기록한 영상으로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신미정 - 와우산
신미정 - 와우산


신미정은 율도에서 서울 한강 아래 묻힌 현대사와 자전적 서사를 밤섬 실향민 이일용의 기억에 따라 영상으로 이양한다. 작업은 과거 국가-사회가 도시 개발과정에서 밤섬 주민-개인에게 일방적으로 행한 폭력을 광범위한 기록물로 드러낸다.

호르에 이달고 - 수원 팔달산 영샹. 2018, 단 채널 비디오 흑백 사운드.   앞 이윤숙 명상 Ⅲ -Ⅰ
호르에 이달고 - 수원 팔달산 영샹. 2018, 단 채널 비디오 흑백 사운드. 앞 이윤숙 명상 Ⅲ -Ⅰ


호르에 이달고 그는 콜롬비아 출신으로 남미 샤머니즘 전통을 이어받았다. 2018년 수원 팔달산과 한반도 비무장지대 인근 숲길에서 나무 피리로 남미 원주민 전통 가락을 연주한 퍼포먼스 2016년 행궁동 벽화 훼손 사태와 한반도 국가 분단 상황을 헤아린 앞선 의식과 이어진다.

 

오늘의 전시장을 둘러보고 느낌을 말하는 전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
오늘의 전시장을 둘러보고 느낌을 말하는 전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

전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은 오늘 전시의 특징은 복원의 의미도 있지만, 전시공간을 인터넷으로 옮겨 놓았다는 것이다. 평면적인 온라인이 아니라 입체감이 있게 3D 영상을 새로운 영상 기법에 따라 이 공간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의미가 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할 수 없는 또 다른 홍보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겠다는 것을 배웠다. 미술관에서 작가들이 온라인 전시를 통해서 세계전시작가로 거듭날 수 있는 공간이 되겠다는 것을 찾아냈다. 메타박스라는 것을 설명하자면 예술공간 봄 전시관을 찍어서 작업하는 것이다. 정말 내가 그 전시관에 있는 것처럼 그대로 옮겨놓는 것이 온라인 전시관이다. 오프라인 작품을 하면서 온라인을 같이 보고 많은 사람에게 홍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메타박스라는 전시관을 수원 청년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해서 공간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각만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피어날 수 있도록 제안을 할 예정이다. 어려운 시기인데 서로 제안을 해서 서로 도움이 되는 수원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필균 큐레이터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백필균 큐레이터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백필균 책임기획 및 큐레이팅은 이번 전시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다.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찾아 나가는 게 어느 때 보다 소중한 것 같다. 그런 방법들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많은 분께 영감을 주고 지친 마음이 위로를 받는 계기로 다가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애프터눈 1 전실에서 팔달산에서 이달고의 단 채널 비디오, 이윤숙의 브론즈 명상, 제목 미상의 라켈 셈브리의 종이에 먹으로 그린 그림, 노래를, 바람이 전해주는 말, 허허세상이 전시되어 있어 한몫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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