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에 개강, 30여 명의 노인 모두 즐겁다.

박해평 강사의 시 문학에 관한 열정적인 수업 장면
박해평 강사의 시 문학에 관한 열정적인 수업 장면

지난 5일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영통구 지회(지회장 김열경) 4층 카네이션 홀엔 30여 명의 노인들이 배움에 열중하고 있어 뜨거운 열기가 더위를 이겨냈다. 아주 어렵게 지난 6월 30일에 개강한 영통구 노인대학(학장 김청극)은 이제 6주째로 접어든다. 매주 화요일 시작은 오후2시이지만 1시 30분만 되어도 강의실의 자리가 그방 채워진다.

이선재 풀피리 이수자의 연주로 모두가 색다른 멋에 취해 본다.
이선재 풀피리 이수자의 연주로 모두가 색다른 멋에 취해 본다.

첫 강사는 노인들을 시와 문학이 있는 곳으로 초대하는 박해평 강사의 시와 문학시간이다. 학장은 강사를 소개하면서 “강사가 낭송하는 시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서려 있고 시를 비롯한 문학 속에서 생의 찬미의 노래를 부른다”고 했다. 강사는 "자신의 이름을 삼행시로 지어 보자"고 하며  주의를 집중시켰다. 모두가 ‘박,’이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이어서 ‘해’,를 외쳤고 끝으로 ‘평’ 을 외치니 멋진 3행 시가 지어졌다. 한바탕 웃음소리가 들렸다.  '인생 찬가'의 시를 낭송했다.

배움에 열정인 김춘자 부 학생회장의 모습
배움에 열정인 김춘자 부 학생회장의 모습

강사는 "시의 낭송은 그저 외우는 것만으론 안 된다. 다분히 감정이 들어가 있다. 말의 고저, 장단, 속도 등 맛을 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강사는 간단하게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간단하게 소개했다. 수강생이 대부분 여성인데 이 중에는 학창시절 문학도룰 꿈꾸어 온 사람도 있었다. 문학소년, 아니면 문학소녀 감성에 맞는 멋진 이름이기도 하다. 박해평 강사는 독일 민요의 예를 들며 ‘나이 값’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서 '고희'의 예를 들었다.

다시금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열정적인 배움의 시작이 느껴지는 어느 노인
다시금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열정적인 배움의 시작이 느껴지는 어느 노인

강사는 괴테의 '노인의 삶'을 이야기하며 ‘상실’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결국 죽을 때까지 우아하고 기품있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첨언했다. 문병란의 ‘희망가’를 낭송했다. "인생행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밀려와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속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 온다"라고 읊었다.  강사는 사무엘 울만의 ‘청춘’, 이해인의 ‘아침의 향기’와 ‘나를 키우는 말,’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등을 줄줄이 외며 낭송했다. 막힘없이 표정을 바꾸어 가며 외우는 강사의 모습에 노인들은 넋을 잃었다. 이제는 이미 나누어 준 시를 학생들이 낭송하는 순서였다. 4명의 학생이 자진해서 낭송했다. 시를 낭송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문학소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인들의 자신감 넘치는 발음과 낭낭한 목소리, 감정 섞인 분위기에는 생기가 넘쳤다. 어느덧 주어진 시간 40분이 다 되어 갔다. 조선시대 고산 윤선도의 오우가(五友歌)를 지나칠 수 없었다. 다섯 가지의 친구를 손가락으로 꼽아 봤다. 너무도 오래되어서 그럴까? 다섯 가지의 친구는 어쩌면 우리와 가장 가깝고 친근한 친구들이다. 오우가를 생각하며 노인들의 어릴 적 시절을 다시금 떠오르게 했다. ‘별 헤는 밤’이란 시도 낭송했다.

성명제 강사의 '김삿갓의 삶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성명제 강사의 '김삿갓의 삶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2교시는 ‘김삿갓 그의 삶과 시’에 대해 성명제 강사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방랑시인인 김삿갓에 대한 설명이 가해졌다. 삿갓은 남들이 붙인 별명이고 본명은 ‘병연(炳淵)’, 자(字)는 ‘성심(性深)’이다. 그의 생애를 간단하게 소개했다.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리’...강사는직접 작은 소절의 노래도 불렀다. 노인들의 정서와 맞았다.

감삿갓의 삶의 설명에 깊이 빠져 버린 노인들
감삿갓의 삶의 설명에 깊이 빠져 버린 노인들

강사의 역사 이야기로 이어졌다. 모두가 숨을 죽여 가며 집중했다. 서서히 한자 이야기로 나갔다. 김삿갓은 일생을 방랑하면서 1000여 수(首)의 시를 지었다. 강사는 무전걸식을 하며 냉대를 받고서 자신의 비참한 신세를 한탄한 김삿갓의 시를 소개했다.

2시간은 주로 문학에 대한 새로운 공부로 모두가 뿌듯함을 느껴보는 하루였다. 이래서 노인들로 하여금 매주 화요일이 기다려지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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