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성 작가 사진전이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서 열리다.

남기성 작가가 작품 앞에 서 있다.
남기성 작가가 작품 앞에 서 있다.

남기성 사진전 이빨자국829일까지 수원시립만석전시관 2전시실에서 열린다.

2전시실의 크지 않은 전시실에 작품들이 깨끗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어떤 작품이 가장 좋으냐고 그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자고 했다. 그랬더니 "웃으면서 가장 최근에 찍은 것이 좋지요." 하고 말하면서 뼈 조각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작품  과자  #01,  과자 #02,  햄버거 #01,  옥수수 #05
작품  과자  #01,  과자 #02,  햄버거 #01,  옥수수 #05

사진의 정의를 보는 것이라 한다면 사진 작품은 현실에 있는 사물이나 현상을 인식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거창한 소재보다 흔하고 사소해서 시각적 대상이 되지 않는 하찮은 것에 관심이 간다. 너무 친숙하고 일상적이어서 시각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 것에서 무엇을 찾고 싶었다. 2000년 이후 작업한 것들의 소재가 동전, 멸치, 시든 꽃, 작은 곤충의 죽음, 티끌, 먼지, 머리카락 이런 것들이었다. 이번에 전시에서도 예를 들면 타액을 남긴 채 먹다 남긴 크림빵, 과자와 같은 혼합 식물, 껍질만 남긴 채 옥수수알맹이가 빠져나간 텅 빈 옥수수와 같은 식물성 그런것들 이다. 이빨자국을 남긴 채 살점을 잃은 닭 바비큐, 살덩어리와 뼈가 뒤섞인 돼지 족발의 잔해와 같은 동물성의 음식들, 그리고 질펀한 음식의 향연을 흔적으로 남긴 돼지 주물럭 불판 같은 사물과 혹은 사물에 남겨진 상처흔적으로부터 인간의 폭력적 욕망을 발견한다. 그의 최근작은 잉여의 음식물에 남겨진 흔적을 추적하면서 풍요로운 문명의 시대가 낳은 본능을 넘어선 인간 식욕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비판적으로 되묻는 작업이다.

 

검정 바탕에 놓여진 살덩어리가 뒤섞인 "족발"
검정 바탕에 놓여진 살덩어리가 뒤섞인 "족발"

남기성 작가는 검정배경을 쓴 이유는 죽음을 나타내었다. 사람의 뼈를 우리 옆에 둔다면 무서워하는데, 타자의 뼈들은 으레 당연한 것으로 간주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가 먹고 사는 것이 타자의 죽음을 담보로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이 아니라 오락처럼 되어 버렸다. 방송마다 음식가지고 장난 하는 것을 본다. 아프리카 쪽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죽는다는데, 좋은 것은 먹고 좀 거슬리면 버리는 습관적인 것에 대해 좀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이 사진을 찍었다고 말하면서 검은 배경에 역광을 쓴 것은 피사체를 모호하고 신비롭게 하기 위함이다. 한 장에 뽑은 것인데 따로따로 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  뒤쪽으로 작품  "LA갈비 #01~05"가 보인다.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  뒤쪽으로 작품  "LA갈비 #01~05"가 보인다.

먹다가 버린 것 과자, 햄버거, 갈비탕, 삼계탕 이런 것들을 먹고 버린 것 등 먹는 것에 대해 반성해 본 것이다.

사진을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필자의 가볍게 던진 질문에 작가는 자랑스럽다기보다는 부끄럽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후배양성은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활기를 띄우면서 대답했다. "여성회관에서 후배양성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잔여 음식물 뼈 "아구찜 #02"
각종 잔여 음식물 뼈 "아구찜 #02"

남기성 작가의 잔여 음식물로부터 인간 탐욕의 허상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메시지를 함유하면서도 형식적으로 하찮고 비루한 대상으로부터 미적 가치를 견인하는 그의 사진이 품은 리얼리티한 미학이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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