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하고 아늑한 분위기, "장사 씨름대회"의 스릴을 만끽한다.

다양한 기술로 상대방을 넘어 뜨리는 한라장사 결정전 장면
다양한 기술로 상대방을 넘어 뜨리는 한라장사 결정전 장면

추석을 앞두고 위더스(with us)제약 2023추석장사씨름대회가 지난 12일 수원체육관에서 개막했다. 내놓으라는 장사들이 총 출동하고 17일까지 열전 6일간 열린다. 12일에는 여자 개인전 및 단체전 예선을 시작으로 13일에는 한라장사 예선전 및 여자부 장사 결정전, 14일에는 한라장사(105kg 이하) 결정전, 15일에는 태백장사(80kg 이하)결정전, 16일은 금강장사(90kg 이하)결정전, 17일(일) 마지막 날에는 백두장사(140kg 이하)결정전이 차례로 열린다.

8강 대진표를 보니 점점 장사의 윤곽이 점쳐진다.
8강 대진표를 보니 점점 장사의 윤곽이 점쳐진다.

대회 셋째 날이 되는 14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을 찾았다. 실내체육관은 냉방이 잘 돼있고 분위기가 아주 쾌적했다. 오후2시부터 경기를 시작했다. 오늘은 한라장사(105kg 이하) 8강전을 비롯하여 장사 결정전을 했다. 예선부터 준결승까지는 3판2선승제로 하고 장사 결정전은 5판 3선승제로 했다.

관중없는 씨름대회는 상상조차할 수 없다.
관중없는 씨름대회는 상상조차할 수 없다.

각 경기마다 출전 선수가 사진과 함께 소개되고 3명의 심판진이 등장했다. 김무호(울주 군청)장사가 개인통산 세 번째 한라장사(105kg이하)에 등극했다. 결승에서 15년차 이승욱 선수를 꺾고 우승했다. 신예이기도 한 20세의 김무호 선수는 8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차민수(영암군 민속씨름단)에게 첫 판을 안다리를 허용했지만 연속 밀어치기로 역전승을 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4강에서는 오창록(MG새마을금고 씨름선수단)을 만나 또 한 번 역전승을 거두며 한라장사 결정전에 진출했다. 마지막 상대는 데뷔 15년차인 베테랑 이승욱(용인특례시청)이었다. 김무호는 들배지기로 첫 판을 따 낸 뒤 둘째판도 들배지기로 상대를 넘어 뜨렸다. 마지막 셋째 판에 몰린 이승욱의 잡치기 공격을 막아낸 후 들배지기로 넘어뜨려 세 번째 한라장사에 올랐다.

이승욱을 누르고 한라장사에 등극한 김무호 장사(울주군청)
이승욱을 누르고 한라장사에 등극한 김무호 장사(울주군청)

수원시청의 이효진(30세)이 8강전에서 졌기 때문에 서운했다. 수원에서 경기를 보러온 사람들은 은근히 용인특례시의 선수를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공동3위는 남원택(영월 군청)과 오창록(MG새마을금고 씨름단)이 차지했다. 예선전을 거치고 8강전이어 심한 삿바 싸움으로 많은 선수들이 경고를 받기도 했고 금방 승부가 나지 않아 장외로 나가 다시 경기를 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양 선수가 소개되자 긴장의 흐름이 강해지고 순식간에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다. 
양 선수가 소개되자 긴장의 흐름이 강해지고 순식간에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다. 

대회 3일째인데 관중이 많지는 않았다. 선수들은 기량이 거의 비슷해 순간의 방심은 금물이었다. 감독들은 순간순간 표정이 야릇할 정도로 초조하기도 했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컨디션도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8강전을 마치고 4강전에 이를 때는 씨름판을 정리하고 짧은 시간을 이용하여 커다란 전광판을 이용하여 수원특례시의 역사와 문화가 동영상으로 소개되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좌석에 앉은 씨름 팬들은 다소 술렁거렸다.

무대에선 초대 가수가 두 곡을 선사하여 분위기가 더욱 살아났다.
무대에선 초대 가수가 두 곡을 선사하여 분위기가 더욱 살아났다.

관중석엔 나이든 어르신들도 눈에 띄였다. 장안구 조원동에서 온 최모모(남 80세)씨는 “첫 날부터 매일 이곳에서 씨름 경기를 보는 낙이 재미있고 보람있다”고까지 말했다. 잠시 후 초청가수가 나와 두곡의 노래를 불러 장내의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한편 이번 대회 한라장사를 노렸던 수원시청의 씨름단의 이효진(30세)는 8강전에서 남원택(36 영월군청)에게 0-2로 패해 아쉬움이 더했다.

선수보다 더 긴장하는 감독과 코치진
선수보다 더 긴장하는 감독과 코치진

매일 체급별로 경기를 진행하는데 여자 씨름간판 이다현(31세 거제시청)이 통산 20번째 무궁화장사 타이틀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13일 무궁화장사(80kg 이하)결정전(3판 2승제)에서 임정수(33세 괴산군)를 밀어치기와 들배지기로 연달아 눕혀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양윤서는 매화장사(60kg이하)결정전에서 김은별(28세 안산시청)물리쳤다. 국화장사(70kg이하)결정전에서는 박민지(33세 영동군청)가 이재하(28세 안산시청)를 눌러 우승했다. 마지막 날인 17일(일)에는 오후2시20분부터 3시50분까지 백두장사(140kg 이하)장사 결정전이있고 8강-장사 결정전이 있다. KBS한국방송에서 생중계한다.

민속씨름은 우리의 정서를 잘 나타내는 고유의 미풍양속이기도 하는데 다른 구기 종목에 밀려 인기도가 낮아지는 아쉬움이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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