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행궁 봉수당 청사 초롱 한 마당에 70여 편의 시화가 걸렸다.

수원 문학회 회원 일동이 한 마음이 됐다.
수원 문학회 회원 일동이 한 마음이 됐다.

3일간의 화려했던 감동의 수원화성 문화제를 마치고 이제는 그리움이 깊어가는 가을, 시문화의 문을 화성행궁에서 열었다.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수원문인협회가 주최·주관한 2023년 화성행궁야간개장 연계 수원문인협회 특별시회전인데 수원행궁 봉수당 청사초롱 마당에서 열리고 있다.

한해를 결산하는 특별 시회전
한해를 결산하는 특별 시회전

11일 시작으로 이달 29일까지 전시한다. 70여점의 문학작품이 커다란 병풍처럼 보였다. 신풍루에서 한참 걸어 들어가며 곳곳에 숨어있는 가을의 운치를 감상하니 다다른 곳이 가장 끝 봉수당 마당이었다. 뒤로는 팔달산이 있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여류 수필가 임화자 작가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여류 수필가 임화자 작가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여류 수필가로 유명한 임화자 작가를 만났다. 이번에 <갈바람이 오는 소리>란 시 작품으로 출품했다. 마침 임 작가는 초등학교 교사 시절 1학년 때 담임을 했던 사랑하는 임장근 제자와 함께 있었다. 임 작가의 영향을 받은 듯 그 제자는 울릉 문학회, 화랑대 문학회 등에서 활동 중이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농촌에서 자라나서 문학적 토양이 생겨난 듯 했다.

임화자 작가와 제자(임장근)와 화서동에 살고 있는 윤성태 씨와의 대화
임화자 작가와 제자(임장근)와 화서동에 살고 있는 윤성태 씨와의 대화

70여점의 시문학 작품을 감상한 후 소감을 물으니 “시의 제목에서 수원역, 수원의 지명을 보며 문화적 향기가 넘치고 향토를 사랑하는 그리움이 넘친다”고 했다. 또한 수원 화서동에서 40년을 살고 있다는 윤성태(남 74세) 씨는 “시에 대한 문학적 소양은 없지만 가을의 정취와 맞닿아 분위기가 있고 운치마져 있다”고 말했다.

작품 속에 작가의 향기가 그대로 베어 있다.
작품 속에 작가의 향기가 그대로 베어 있다.

공영란 작가를 만났다. 그녀는 등단한 지 6년이 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깡촌인 시골 경북 칠곡에 살았는데 전기불도 없었다”고 하며 “어린 시절의 그리움이 남다르다”고 했다. 이번의 작품은 <까슬까슬 햇볕에 말린 빨래엔> 이란 제목으로 전시를 했는데 필자가 시의 내용을 물었다. “어린 시절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고 종가집 맏며느리로 힘든 시집살이의 서러움을 빨래에다가 비유했다”고 말했다. 등단의 동기를 물으니 “시골에서 생활을 해오며 나도 모르게 향수가 깃들어 그것이 곧 시를 쓰게 된 것 같다”고 다소 수줍은 듯 말했다.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정명희 회장을 만나다.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정명희 회장을 만나다.

이번 시화전을 주관한 사)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정명희 회장을 만났다. “가을을 그냥 보내는 것이 다소 아쉬워 3일간의 수원화성문화제를 마치고 이어지는 작은 축제로 시의 문을 열었다”고 했다. 정 회장은 곧 “문학은 나의 힘”이라고 하며 “수원 특례시의 협회원들이 남달리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제31회 홍재 백일장 심사를 비롯하여 문학관련 행사가 줄줄이 이어져 가을은 매우 바쁘다고 했다. 정회장이 출품한 작품은 제목이 <바람의 말>로 시의 중간은 이렇다. 바람을 타는 것은 살폿한 발레리나의 몸짓을 꿈꾸는 일(이하 생략)

이번 시화전은 마치 1년을 결산하듯 그간의 활동한 다양한 시 작품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시화 작품이 불빛을 받아 더 빛나고 있다.
시화 작품이 불빛을 받아 더 빛나고 있다.

오후6시가 조금 넘어 불이 켜지니 야간 관람자가 점점 늘어났다. 야간의 불빛에서 보는 시화 감상이 더 인상적이었다. 시 하나 하나를 감상하며 발걸음을 쉽게 옮기지 못하는 시 애호가들도 있었다. 점점 밤이 깊어가는 곳에 가을의 낭만이 무르익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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