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사도 바다(해상국립공원)

아내와 함께 3월 22일부터 23일까지 1박2일 일정의 장사도(경남 통영시 한산면) 관광은 환상의 여행이었다. 통영 주변의 바다와 작은 섬, 주변의 푸른 숲, 남해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유람선으로 통영에서는 약 40분, 가배항(경남 통영시 발개로 205)에서는 25분이 걸린다. 수원에서 출발이 늦어져 아무리 빨리 가도 4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여서 배시간이 맞지 않아 장사도에는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저녁을 먹기 전에 먼저 통영에 들러 케이블카를 탔다.

▲ 통영 케이블카에서 본 전경

날씨는 다소 우중충 하였다. 약간의 바람만 불어올 뿐 그런대로 날씨는 괜찮았다. 케이블카 탑승 입구에는 사람들이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 단체 손님들 역시 적었다. 케이블카는 서서히 정상으로 향했다. 멀리서 스카이 라이드를 타고 루지 트랙의 정상까지 이동한 후 루지 카트를 타고 신나게 아래로 달리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잠시 후 케이블카에서 본 바다 위의 풍경은 섬들의 잔치가 펼쳐지면서 장관을 이루었다. 고요하면서도 아주 평온한 초록색 빛깔의 바다, 통영 앞바다 미륵산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비경은 환상적이었다.

탁월한 조망이 빼어난 곳, 정상에서 보니 동양의 나폴리(이탈리아 나폴리는 세계 3대 미항의 하나)라는 것이 그냥 붙여진 이름이 아니었다. 신선대 전망대에서 조금만 더 가니 해발 461미터의 정상석이 보였다. 통영이 낳은 작가인 박경리 선생의 묘도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하였다.

’하산‘이라는 소리에 자세하게 더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컸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두고 해외로 꼭 나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목적지인 장사도로 가기 위해 꼬불꼬불 산길을 따라 주변의 봄꽃을 벗 삼아 걸어가니 30분 후에 가배항에 도착했다. 너무 썰렁한 항구, 출발시간이 남아서인지 사람들은 전혀 없었다. 다행히 1시간 이상 남아있어 간단하게 항구 근처의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오전 10시 30분에 유람선은 기적소리를 내며 가배항을 출발하였다. 마이크를 잡은 남자 안내원은 신이 났다. 그리 크지 않은 140명 정원인데 아래층엔 약 3분의2 정도가 찼다. 안전에 대한 방송이 흘러 나왔다. 주변에 펼쳐지는 작은 섬과 바다 때문인지 방송에서 나오는 역사적인 설명이나 주변의 섬의 이름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를 않았다. 가두리 양식장, 검푸른 파도, 투명한 바다, 청정지역이었다. 오늘 바다의 날씨는 최고였다.

긴 섬의 형상이 누에를 닮아 ‘잠사도(蠶絲島)’라고 하였는데 일제 시대에 이름을 ‘뱀과 같이 길다’고 해서 ‘장사도’라고 바꾼 역사에 대해 민족적인 자존심을 생각하게 하였다. 날씨가 너무 좋고 따뜻하여 관광하기에는 최고의 날씨였다. 무엇보다 배의 진동이 없는 것이 쾌적하였다. 25분 후에 장사도(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에 도착하였다.

▲ 장사도의 수많은 꽃과 주변전경

장사도에는 1900년경 인근 거제에서 정00가 처음 입도하여 정착하였다고 한다. 예전엔 14채의 민가가 있었고 80여 명의 주민이 살았다고 한다. 수많은 나무들이 반겨 주었다. 잘 닦아놓은 둘레길, 안전시설, 잘 정돈된 안내판. 봄의 전령인 개나리도 수없이 보였다. 향기가 더욱 진한 울창한 숲. 약간은 수줍은 듯한 동백꽃이 수없이 많았다. 쾌적한 공기. 진한 식물 냄새. 힐링이 저절로 되었다. 약간 가파른 길, 등산로를 향하여 부지런히 걸었다. 아내와 장모님은 도중하차 하였다.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무리해서 함께 했다. 중앙광장에 다다랐다. ‘함부로 애틋하게’ 라는 영화 촬영지가 소개되었다.

 

▲ 영화촬영지로 더 잘 알려져 있다(중앙광장)

내려가니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의 광경은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타고 온 배는 오후 1시에 출항하므로 약 2시간 안에 모든 코스를 다 돌아야 한다. 코스 하나하나가 새롭기도 하고 신기하였다.

분재원을 지나니 장사도 분교인 초등학교가 있었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었을 때 이 섬에 부임한 분교의 염소선생 이야기는 ‘낙도의 메아리’라는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이곳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환경 친화적인 체험학습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비롯한 우리 조상들의 역사를 생생하게 체험했을 것 같았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교실 안은 그 옛날 초등학교 시절의 둔탁한 의자와 책상이 놓여 있었다. 여기와 예술가의 집, 동백 터널 길, 야외갤러리, 야외공연장은 ‘별에서 온 그대’라는 영화의 촬영지로 소문나 있었다. 야외공연장엔 ‘12개의 머리’ 작품들이 질서 있게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전시되어 있었다.

▲ 장사도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야외공연장

중앙에선 심장병 어린이 돕기를 위한 모금의 일환으로 한 사람이 기타를 연주하는 자선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10만여 그루의 동백나무, 후박나무, 구실 잣 밤나무, 천연기념물인 팔색조, 동박새와 풍란 그리고 석란은 장사도의 자랑거리였다. 이 주변은 조선시대 왜구인 일본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였다. 우리 조상들의 민족정신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충국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역사적인 곳이었다. 이순신장군의 한산대첩은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이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인간이 공존하는 문화해상공원이 너무나도 자랑스럽기만 하였다. 전 지역이 금연구역이며 취사와 음주, 고성방가 배낭음식물 반입 등을 금함으로써 깨끗하고 청정이 지역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부엉이 전망대, 내려가는 길에 들른 야외 갤러리는 주변의 환경과 잘 어우러져 그 진가를 더욱 빛내고 있었다. 다시 배를 타기위해 내려가는 길이 아쉽기는 하지만 요소요소에서 만난 맨발정원, 장미터널은 환경 친화적인 볼거리였다. 내려오는 길 역시 그다지 힘들지 않고 수많은 자연식물과 접할 수 있어 기분이 상쾌할 뿐만 아니라 마음의 시원함과 넉넉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잔잔한 파도위에 유람선을 타고 주변의 어우러지는 바다의 풍경을 멋 삼아 편안하게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멀고도 먼 길 1박2일의 일정은 아주 특별한 여행이었지만 우리조상의 역사의 숨결을 느꼈던 환경 친화적인 힐링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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