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고(故) 운학 이동안 선생의 춤세계

지난 8일 만석공원 제2야외음악당에서 ‘박경현의 전통 춤’이 운학 이동안 전통무용 보존회 주관·주최로 진행됐다.

▲ 공연이 끝나고 총 출연진 기념사진을 찍었다.

오후 7시부터 하주성 수원복지신문 편집국장의 사회로 박경현(운학이동안 전통무용보존회장)의 전통춤사위가 시작됐다.

▲ 위-품격과 정중함을 바탕으로 하는 진쇠춤을 아래는 김수현외 2명이 진도북춤(박병천류)을 공연하고 있다.

모두 11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승전향발무-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전쟁에서 군사들이 승리하고 돌아올 때 용기를 북돋아주는 춤

▲진쇠 춤-무관복 차림의 품격과 정중함을 바탕으로 하여 추는 춤

▲승무-불교적이 색이 강한 독무

▲검무-무사복 차림으로 칼을 들고 변화무상한 칼놀림의 섬세함을 기초로 단아한자태와 호방한 변화성을 보여주는 춤

▲부채춤-군무형식으로 꽃그림이나 깃털로 장식한 화려한 부채를 들고 아름다운 모양을 구사하는 춤

▲신칼대신무-흰 창호지로 만든 술을 대나무에 달아 양손으로 추는 춤이 그윽하고 슬픔이 서려있다.

▲선비춤-한국의 선비이미지를 표현한 서정적이며 선비의 감정을 상징적으로 표현

▲진도북춤-춤사위가 아주 남성적이며 아름다운 몸짓과 조화를 이룬다.

▲사랑가-판소리 춘향가의 한 대목

▲팔박수건춤-굿거리와 자진모리로 어우러진 춤

▲하늘소리-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사위와 장단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전 출연진들이 모두 함께하는 무대 등 11개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 광장에 가득한 관람에 심취한 관중들

만석공원 제2 야외음악당 무대 앞에 많은 관중들이 모였다. 오후 7시부터 무대가 열리면서 전통춤을 관람하는 시민들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그 수가 불어났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뜨는 사람이 없었다. 마지막 출연자들 모두가 나와 기념촬영을 할 때까지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무대에 오른 출연진들을 격려했다. 무대에 출연자들이 바뀔 때마다 객석에서는 환호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관중과 함께 한 우리 춤의 멋을 알게 한 최고의 무대였다. 가을의 문턱 9월의 밤을 시원하게 하는 멋과 흥으로 달군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 최주연 외 3명이 검무를 선보이고 있다.

관객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시종일관 박수를 보내면서 초가을 밤의 전통춤 무대를 즐겼다.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주최 측에서 마련한 의자예약이 끝났다. 준비한 자리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모여들어 성황을 이루었다. 전통춤을 관람하는 시민들도 무대에 오른 출연자들도 절로 춤사위에 젖어드는 흥겨운 기분 좋은 무대였다.

박경현(운학이동안 전통무용보존회장)은 스승의 춤을 지키기 위해 1999년 '고(故) 운학 이동안 전통무용보존회'를 조직하고 첫 번째 춤판을 열었다. 이후 20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선생의 춤을 기억하기 위한 무대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 무대에는 항상 5살 어린 아이부터 60이 넘은 문하생들까지 모두가 하나되어 스승을 기리는 춤을 추어왔다.

이동안 선생의 춤은 '재인청 춤'이다. 이동안 선생은 재인청을 관할하고 있었다.

'재인청 춤'은 남자 춤이다. 한국의 전통 춤이다. 절제되면서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모습이 조금은 거친 부분이 있다. 손끝으로 튕기고 그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는 멈춤이 있다. 그 멈춤의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전쟁에 승리를 하고 돌아오는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승전향발무와 아래는 불교적인 색채각 강한 독무이다.

‘재인청(才人廳)’은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축제문화를 담당해온 예인들이 조선 후기에 자발적으로 만든 전문교육기관이다. 오늘날의 종합예술학교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춤의 계보를 크게 둘로 구분한다. 궁중 및 지방관아의 기녀들에 의해 전승된 ‘교방춤’과 가무・예능에 능했던 예인과 광대에 의해 계승된 ‘재인청 춤’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춤이 무대공연용으로 발전하면서 여성 춤인 ‘교방춤’은 대중성을 얻어 널리 알려졌다. 남성 춤인 ‘재인청 춤’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한 채 현재까지 왔다. 조선후기 설치된 재인청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것이 바로 화성재인청이었다. 운학 이동안 선생은 화성재인청의 마지막 광대(廣大)이자 예맥(藝脈)이다.

일시적인 즉흥과 흥에 기대기보다는 일정한 줄거리가 있는 춤을 지향한 것이 재인청 춤이다. 화성재인청 춤은 엄격한 격식과 품위를 드러내는 남성 춤이라는 특징이 있다. 재인청 춤은 남성 춤의 전통을 잇고 있다.

내년이 박경현 전통춤 학원경영 50주년을 맞는다. 내년가을에는 개원 50주년 기념무대로 그동안 익혀 온 운학 이동안 선생 춤 세계의 모든 것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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