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독서의 계절, 수원 시내 도서관 프로그램이 있어서 좋다.

▲ 수원 시민은 의외로 동남아권 문화에 관심이 많다.

코로나 19 감염 확진자의 급속도 증가로 지난 20일 각 도서관 모바일 앱 및 열람실 좌석 예약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이다. 다만 통합예약 및 신청 서비스를 개시했다. 즉 도서관별로 제공하던 문화프로그램 및 시설 예약 및 신청 서비스를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했다.

▲ 예약을 제외하고 도서관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도서관은 과거의 독서 위주에서 지역의 문화공간의 통합적인 센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수원시는 인문학의 중심도시로 좁은 지역마다 도서관이 있어 편리하다. 수원 시내 많은 도서관이 짧은 여름방학 동안 비대면이지만 방학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영통도서관 역시 지난 19일에는 1차로 ‘문명의 교차로 동남아시아’란 주제로 ‘해상 실크로드와 동남아시아(캄보디아 문화유산) 편’을 줌(Zoom) 프로그램을 접속하여 온라인 비대면으로 강의를 전면 진행했다. 7월22일부터 8월19일까지 중학생 이상을 대상을 신청을 받았는데 80명 정원에 70명의 어른이 신청하여 수강했다. 강의는 서울대 고고 미술 사학과 하정민 강사가 담당했다.

실크 로드라면 보통 비단길이 오고 간 사막길만을 연상한다. 그러나 단순한 물자 교역로를 넘어 문명교류의 통로로 이해해야 한다. 즉 세계 문명이 교류하고 소통하며 인류가 서로 왕래한 길을 통틀어 실크로드라고 했다. 이어지는 2차 교육은 26일 저녁 7시에 시작했다. 시작부터 수준이 높았다.

캄보디아 문화유산인 바욘(Bayon) 사원을 중심으로 그 나라 문화의 배경과 특색이라든가 공부해야 할 거리가 아주 충분했다. 강사는 앙코르 와트의 외벽구조를 아주 세밀하게 사진으로 보여주며 설명했다. 벽화에 나오는 수야바르만 왕의 장식도 대단했고 왕과 대신들의 퍼레이드가 그 시대를 말해 주고 있었다. 왕을 신과 동일시하는 그들의 문화 역시 독특했다. 화면을 3단으로 나누어 설명하며 힌두교에 나오는 야마 신을 예를 들며 천국과 지옥에 대한 이야기로 흥미를 더해 갔다.

이어서 앙코르톰의 바욘 사원의 거대한 얼굴들을 세밀하게 설명해 나갔다. 얼굴은 부조에 근거 관세음보살 설로 자야바르만 7세의 상징적 얼굴이었다. 앙코르(Angkor)는 ‘도시 city', 톰(Thom)은 '거대하다 great'이라는 의미였다. 우유 바다를 젓는 비슈누(Vishnu) 부조, 비슈누의 열 가지 아바타 즉 마트샤(Matsya)에서부터 칼 키(Kalki)까지의 부조 설명을 들으며 수강자들은 캄보디아 문화에 깊이 빠져들었다. 즉 우유바다 휘젓기는 힌두교 창조 신화이다.

라마는 힌두교 최고의 여신이며 비슈누의 아바타로 전해지고 있다. 앙코르 와트가 힌두교 문화의 진수라면 앙코르톰은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것이었다. 1차시에서 실크로드를 언급했지만, 인도에서 바닷길로 스리랑카, 다시 동남아시아로의 역사와 문화의 흐름을 보며 역시 인도문화를 빼놓을 수 없었다.

▲ 2020 독서의 달 작가 초청 강연(줌 온라인 화상강연) 광고.

마무리를 하며 몇몇 수강자들이 질문했다. 조00 씨는 앙코르 와트에 관한 책 소개를, 어떤 수강생은 신화 속에 아내를 납치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그 의미는 무엇을 말하는가? 김00 씨는 실제로 우유 바다가 존재하는가? 등 시간이 필요한 난해한 질문도 있었다. 2차시 2시간 강의로는 시간이 부족한 듯했다. 9월 2일, 9일 첫째 주(강사 고려대 박번순 교수)로 이어지는 동남아시아 편 글로벌 인문학 강의가 흥미롭다.

이제 독서문화프로그램이 수원 시내 곳곳의 도서관에서 펼쳐져 가을 독서의 계절을 알차게 만들어 가고 있다. 코로나 19의 위험 속에서 컴퓨터나 핸드폰을 이용한 인문학 강의에 빠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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