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밤부터 3일간 "화성행궁 일원"에서 열려

▲ 화성행궁 앞의 야경이 너무 아름답다.

'달 밝은 밤 살며시 떠나는 야행' (야경, 야로, 야사, 야숙, 야화, 야식, 야시, 야설) 밤빛 품은 성곽도시 2020 수원 문화재 야행이 23일 밤 6시부터 시작됐다. 올해 3일간 이어진다. 화성행궁을 중심으로 주변 일원에서 열린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및 사적 제3호 수원화성, 이곳은 정조대왕이 꿈꾸던 조선이 담긴 계획도시, 첨단 요새 조선 성곽 건축의 꽃이다. 화성행궁의 가을밤을 찬란하게 수를 놓는다.

▲ 달빛 정담, 화성행궁 야간개장 글자가 선명하다.

화성행궁은 정조의 원대한 꿈과 효심이 느껴지는 국내 행궁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정조대왕의 수원 행차 시 거처로 사용되었던 곳이다(사적 제478호). 그 넓은 화성행궁 한복판에선 ‘Face of City 수원’ 즉 코로나19에 대한 시민들의 SNS 키워드를 빅데이터 분석하여 실시간으로 표정이 변화하는 미디어아트가 선보였다.

▲ 미술관 옆 잔디광장에 설치된 한국전쟁과 수원화성 사진전.

코로나로 너무도 힘들어 하고 지친 시민들에게 큰 위로가 됐다. 서로가 격려하며 북돋아 주는 자리이다. 미술관 옆 작은 공원에선 사진으로 보는 수원의 근현대인 ‘한국전쟁과 수원화성 사진전’이 열린다. 한국전쟁 70주년 특별기획 곽재용 기증 사진전인데 이미 수원박물관에서 절찬리에 전시 중이지만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야간에 느끼는 사진전은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 자율로봇이 코로나19 방역과 프로그램을 안내.

신풍루로 돌아오는 길에 자율주행로봇을 만났다. 코로나 19 예방수칙을 안내했고 로봇 스크린을 이용한 프로그램 안내 등이 아주 신선했다. 공방 거리에 다다르니 다양함은 없었지만, 밤의 정취를 느끼며 각 종 먹거리와 공예품 등을 감상할 수 있었다. 입장 시 마스크는 필수였고 발열 체크, QR 코드를 이용한 인적사항을 확인했다. 스티커를 받아 옷에 붙이고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 다다르니 많은 사람이 30분 전에 입장했다.

▲ 밤빛을 받아 더 환하게 빛나는 달 조형물.

야행은 ‘달 밝은 밤, 살며시 떠나는 야행’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조용하면서도 우아했다. 커다란 조형물인 보름달이 시야에 들어왔다. 시민들의 염원 속에 사진 촬영이 한창이었다. 야경(夜景, 밤에 비춰 보는 문화재) 야로(夜路, 밤에 걷는 거리) 외에 야화(夜畵, 밤에 보는 그림)가 일품이었다.

▲ 역사 공부에 열중하는 초딩생들.

컴컴한 중양문(中陽門) 앞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수원 70년, 시간여행, 과거로 전화를 걸다’라는 프로를 진행하는 곳이었다. 194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수원에서 일어났던 주요 사건을 영상 콘텐츠로 상영하는 것인데 관람객이 옛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해당연도를 선택하여 버튼을 누르면 당해 연도의 역사적 내용을 청취할 수 있고 관람할 수 있었다. 이곳에는 주로 초등학생들이 보호자와 함께 참여하는 모습이 좋았다.

▲ 첨단 요새, 조선 성곽 건축의 꽃인 화성행궁 주변들.

요소요소에 조선 시대 전통 복장을 한 재현 배우들이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안내하는 화성행궁을 지키는 순라군인데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왕이 업무를 보는 정당인 봉수당이 안쪽에 있었다. 낙남헌 뒤쪽으로는 용마루가 이어지면서 남쪽으로 꺾인 노래당(老來堂)이 있었다. 주변의 불빛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 연극 놀이 호랑이 뱃속 잔치.

커다란 호랑이의 모습이 빛을 받아 용맹함을 보여줬다. ‘연극 놀이 호랑이 뱃속 잔치’로 10월 14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는 것임을 알리고 있었다. 코로나 19로 시간대별 4명으로 한정되며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프로로 진행 중이었다. 저 멀리 팔달산 꼭대기의 빛을 환하게 비치는 서장대의 풍경이 일품이었다. 주변 풍경 역시 무엇에 비길 수 없을 정도로 빛났다.

▲ 1일 3회 개장하는 수원 야행을 위한 신풍루 앞.

화성행궁 특별 야간 관람은 사전예매를 해야 입장이 가능했고 1일 3회(19:00, 20:00, 21:00)로 화성행궁 신풍루에서 예매 확인 후 해당 30분 전부터 30분 후까지 입장했고 화령전(華寧殿, 순조가 정조의 어진을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퇴장하는 코스였다.

다시 화성행궁 앞으로 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야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여름이면 더 많은 사람이 모일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행사는 25일 밤 10시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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