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수원화성 방문의해를 앞두고 수원화성이 꿈틀 꿈틀

행궁광장 나무의자에 앉아 아이들 놀이를 물끄러미 보시던 문순례(80세, 수원시 팔달구 교동)어르신은 “버드네 노인복지관이 쉬는 주말에는 집에만 있으면 허무하고 쓸쓸하다.”며 “행궁에 오면 마음이 푸근하다. 옛날 생각도 나고 아이 기를 때 생각도 난다. 이곳이 널찍하기도 해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노인들도 광장을 몇 바퀴씩 돌다가 간다. 시에서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온 30대 관광객 젠슨씨 일행(Steve Jensen, Peter Palmeno, Lea Kenigndo 회사원)은 “수년 전 드라마 ‘대장금’을 보고 화성행궁에 찾아오게 됐다. 행궁은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화성열차를 타고 아름다운 성곽을 둘러보니 참 신나고 즐거웠다. 서장대 위에서 시내가 한 눈에 들어와 신기했다.”고 말했다.

수원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실을 알고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권해볼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미 알고 있었다.”며 “고향 친구들에게도 이곳에 와 보라고 적극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화성행궁에서 관광객에게 일어통역봉사를 3년째 이어오고 있다는 이재주(57세, 군포시청 근무)씨는 “일본사람들은 세계문화 유산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문화를 알리는데서 보람을 찾는다.”며 “2004년 어학원에서 일본어 기초 공부를 한 후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군포시의 자매도시인 일본 (新內川縣 厚木市)에서 교환 근무를 했다. 그 인연으로 일본손님이 오면 한국의 여러 관광지로 안내하는데 화성 행궁봉사는 매주 주말 2회 8시간씩 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4일, 화성행궁 광장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평소에도 행궁을 찾는 분들이 많지만 이 날은 2015년 화성행궁 상설 한마당 공연 개막행사와 정조대왕 능행차 재연행사가 진행돼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 1천여 명이 군집했다.

이날 수원시가 주최하고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상설 한마당 개막행사는 오후 1시부터 연무대에서 정조대왕 능행차 행렬 재연이 식전행사로 펼쳐졌으며 오후 2시 행궁 신풍루앞에서는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서는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해 박광온 국회의원, 오완석 도의원, 장영희 시의원 등과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역 인사 등 내빈들이 참석했다. 선포식 후 정조대왕 친위부대인 ‘장용영’ 수위의식, 24가지실전무예를 선보이는 무예24기 공연, 아트컴퍼니 예기의 전통무용, 대유평 두레의 판 굿 등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정조대왕 능행차는 3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행렬이 화려한 조선시대 왕실 복장을 하고 수원유수, 우의정 채제공, 별기대의 북, 다양한 악대가 풍악을 울리며 연무대를 출발해 행궁광장까지 1.5km에 달하는 구간으로 이어져 장관을 이뤘다.

수원 호매실동에서 왔다는 이지웅(20세, 선문대 역사문화학과 1학년)씨는 “친구인 윤민규(20세, 국제대 전자정보통신전공 1학년)씨와 “학교 레포트를 준비하기위해 행궁에 왔다”고 말한 뒤 "오늘 치러진 화성행궁 상설한마당개막공연과 정조대왕 능행차 재연행사에 대해서 답사 레포트를 작성할 계획이다.”며 “특히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이 잘 보존되고 이런 전통문화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성후 (43세)씨는 부인과 함께 주말을 맞아 아들(서울 광운초 3학년)을 데리고 화성행궁 광장 신풍루 앞 맨 앞자리에서 흥미롭게 행사를 바라봤다. 이들 부부는 앞서 화성박물관을 찾은 아들이 "임금이 행차하는 말에 얼굴 그림이 없다"고 말했다며 아들의 세심한 관찰력에 놀라워했다.

행사는 광장특설무대로 이어졌다. 코리아나 마칭밴드의 무대공연과 빅 타이드의 스턴트 치어 리딩, k-타이거즈의 태권도 퍼포먼스, 전자현악 앨리스의 크로스 오버음악, 소프라노 이 영숙과 아트컴퍼니 예기의 공연이 펼쳐졌다.

관람객들은 공연을 보면서 마냥 즐거워했다. 또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은 연날리기 등 전통놀이를 하며 넓은광장에서 마음껏 뛰놀며 주말을 함께했다. 뒤늦게 행궁을 찾은 관광객들이 광장에 속속 도착하고 있는 모습에서도 따뜻한 봄날의 여유로움을 찾을 수 있었다.

▲ 염태영 수원시장 (사진 우측)과 유은서 취재부장

또, 이날 일어통역 봉사자로 나왔다는 최학열(29세, 호텔관광전공)씨는 자원봉사를 지원한 동기와 참여 과정에 대해 “문화재관련 일을 하고 싶었다. 4월부터 수원문화재단에서 외국어 자원봉사자모집 홍보기사를 보고 인터넷으로 지원했다. 언어별로 20명씩 뽑는데 합격해 기뻤다. 아마도 인터뷰 때 정조의 꿈이 서린 화성에 대해 설명한 것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오늘 개막식을 시작으로 진행되는 2015년 화성행궁 상설공연은 오는 11월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 토요상설 공연과 장용영 수위의식으로 진행된다.

한편, 수원시는 2016년 수원방문의 해를 앞두고 정조대왕 능행차를 서울에서부터 융건릉까지 전 구간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외국 관광객 증가를 대비해 ‘나도 통역자원 봉사자’ 캠페인을 통해 통역 자원봉사자 모집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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